2026년 7월 2일부터 3일까지 전북대학교에서는 제5회 BTS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이 학술대회는 2020년 영국에서 출발해 미국, 한국, 말레이시아를 거친 국제적 학제간 콘퍼런스로, 이번 주제는 ‘차세대 한류와 BTS’다. 학제적 관점에서 자아 성찰과 예술적 재구성이 한류의 다음 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구한다는 이 행사 소식 자체가 오늘의 K컬처가 어떤 국면에 들어섰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아이돌을 학문적으로 분석하는 장면은 낯설지 않다. 그러나 BTS를 둘러싼 논의는 단순히 인기나 산업적 성과를 해석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문화연구, 사회학, 정치학, 미디어학, 예술학 등이 교차하는 여러 세션 주제는 BTS를 정체성, 주체성, 포용성, 글로컬라이제이션 같은 거대한 문제와 연결시킨다. 팬덤은 단순한 소비집단이 아니라 다원적 정체성과 정치·사회적 주체성을 드러내는 공동체로 읽힌다. 자아의 질서와 세계 질서 사이를 횡단하는 BTS의 궤적은 K컬처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질문하게 한다.
이런 학술적 장면은 K컬처의 성공 신화를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다. 오히려 질문의 성격이 달라졌음을 드러낸다. 과거의 화두가 얼마나 널리 알려졌는가였다면, 지금은 그 화제성이 어떤 의미를 만드는가로 옮겨간 것이다. BTS를 연구하고 분석하는 것은 곧 세계 각지의 연구자들이 자신들의 사회 문제를 K컬처의 감각으로 읽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관점은 K컬처의 의미를 다시 붙잡으려는 통제가 아니다. K컬처는 세계의 손에 넘겨진 문화가 되었다. 중요한 것은 그 의미가 어떤 맥락과 기준 속에서 사용되는가를 끊임없이 촘촘하게 남기는 일이다. 단일한 ‘한국성’의 경계를 재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복수의 역사와 감각, 충돌하는 해석을 동시에 제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학술 연구와 비평은 그 장치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장치 없이 문화는 쉽게 소모되고, 소모된 문화는 빠르게 사라진다.
BTS를 연구하는 세계의 움직임은 한류의 성공을 세는 시대가 끝났음을 말한다. 그리고 그것은 곧 K컬처의 다음 단계를 향해 질문하고 성찰해야 할 시대로 넘어갔다는 선언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그 의미를 깨닫는 작은 표식일지 모른다.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K컬처를 통해 문화가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답을 찾을 수 있는가다. BTS로 시작된 사유는 K컬처가 세계에서 어떠한 존재로 남을지를 묻는 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지영 한국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