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한국에서 열린 새만금 잼버리의 실패는 단순한 행사 파행을 넘어 정부의 무능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그 악몽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59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유니버시아드)를 바라보는 스포츠계의 시선은 여전히 불안하다. 대회 개막은 2027년 8월1일. 국제종합대회 준비기간을 고려하면 이제는 분위기를 띄울 단계이지만 충청권은 지나치게 조용하다. 특히 이번 대회는 충남·대전·세종·청주 4개 지자체가 분산 개최하는 첫 사례다. 유니버시아드는 과거 대구(2003), 광주(2015)가 단일 도시에서 개최해 성공한 전례가 있다. 분산 개최는 협업과 조율이 성패의 핵심이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비전도 속도도 아닌 혼선뿐이다.
조직위원회는 “계획 대비 공정률이 최대 9% 앞서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스포츠계는 체감하지 못한다. 게다가 국민 다수는 대회 개최 사실조차 모른다. 조직위 관계자는 “문체부 파견 경기부장이 내부 갈등으로 최근 보직 이동했고, 18개 종목 경기단체와의 소통도 원활하지 않다”며 “파견 공무원이 많아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전했다.
대회의 문제는 조직위 구성 초기부터 드러났다. 2021년 4개 지자체는 공모로 사무총장을 선출했다. 그런데 당시 대한체육회장의 반대로 정부와 지자체가 공모 절차를 뒤집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유치위가 세계대학스포츠협의회(FISU)에 320억원을 지급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각 시·도가 80억원씩 부담한 만큼 책임 규명은 여전히 남아 있다. 사무총장은 최근까지도 부위원장이 겸임했다. 곧 문체부 관료 출신이 투입될 예정이라고는 하는데, 국제 스포츠 행정과 실무 경험을 갖춘 전문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더 큰 문제는 지자체장의 무관심이다. 유치 당시와 달리 현재 4개 시·도 단체장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으로,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회에 적극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지금 충청권에는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
2027 충청권 유니버시아드를 살릴 방법은 전면적인 인적 쇄신과 조직 개편뿐이다. 스포츠 행정과 국제 협력에서 검증된 인물, 평창동계올림픽을 이끈 전문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남은 시간을 허비한다면 또 하나의 국제적 실패로 남을 것이다. 잼버리 실패가 국정 운영 전반에 타격을 줬던 것처럼, 이 대회 역시 정부의 책임 있는 개입 없이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시간이 없다.
성백유 대한장애인수영연맹 회장·전 언론중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