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맥]미국의 대중 조선정책 난맥상과 마스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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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맥]미국의 대중 조선정책 난맥상과 마스가 전략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미 주류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정책이 일관성이 없고 중국에 끌려다닌다고 혹평하고 있다. 마치 자신이 협상을 주도해 승리한 것처럼 널리 홍보하고 있으나 실은 중국에 역전패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간과하고 있고 백악관 내 국가안보실 기능 약화로 정책 조율이 되지 않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용 발언을 과도하게 함으로써 화를 자초하고 있다. 상대를 자극했다가 상대가 강하게 나오면 움츠러드는 트럼프의 타코(TACO) 습관은 대중국 관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중국은 언제든지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결정적인 초크 포인트(약점)를 손에 쥐고 있다. 핵심 광물과 희토류에서 중국은 세계 '슈퍼 갑'이고 일반 소비재 조달 능력에서도 중국을 대체할 국가가 없다. 미국의 견제에 중국은 익숙하지만 미국은 중국의 결정적인 조치를 버틸 재간이 없다.


올해 트럼프 대통령은 3차에 걸쳐 중국과 관세 휴전을 했다. 중국에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설정한 것으로 주장한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중국은 당당하게 자국의 관심 사항을 관철했고 미국은 중국 달래기에 급급했다. 한마디로 대중국 전략이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압권은 지난 10월 말 부산에서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이었다. 언론의 혹평 속에 트럼프 지지층에서도 반발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산 미·중 정상회담을 '놀라운 만남(amazing meeting)'이고 협상 결과가 '10점 만점에 12점'이라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1년간 일시 휴전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관세, 정부 셧다운 등으로 2026년 11월 3일로 예정된 중간선거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내달 상호관세에 대한 사법부 최종 판단이 불리하게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무역전쟁을 지속하기 어렵다. 지난주 미·중 정상 간 전화 통화도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종합하면 중국보다 미국이 미·중 정상회의 필요성이 더 크다. 어딘지 모르게 트럼프 대통령은 초조해 보인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일시적이나마 중국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로 한 점은 다행이나 문제는 대중국 정책의 일관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관세 유예 및 인하(펜타닐), 중국산 선박 미 항구 입항료 부과 중단 등을, 중국은 희토류 수출통제 유예, 미국산 대두 수입 재개, 불법 펜타닐 단속 등에 합의했다. 주고받은 건수도 비슷했다.


하지만 대중국 입항 수수료 유예 결정은 미 조선업 부흥 논리를 깨뜨리는 조치라고 미 의회 및 주요 노조가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중국의 세계 해운업 및 조선업 지배를 막기 위해 미국은 무역법 301조를 동원하고 대중국 선박과 선사에 대해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마스가(MASGA) 전략도 미국의 대중국 조선업 제재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 조선업 부흥을 위한 투자를 약속했으나 트럼프는 이와 직결된 중국 정책을 바꾼 것이다. 심지어 미 노조는 이번 조치로 미국의 해운 및 조선업 부흥 정책 의지가 허물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구나 백악관 국가안보실에 설치되었던 조선 사무국을 해체했다. 미·중 정상회담 직후 마스가 주역 한화의 5개 계열사에 대한 제재 조치를 중국이 철회한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국 해운·조선업 정책 변경은 우리나라의 마스가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전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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