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제 사건의 증가는 단순한 행정 통계가 아니다. 보이스피싱, 성폭력, 강도 등 일상의 안전과 직결된 범죄가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 시간 동안 피해자는 불안 속에서 일상을 잃고, 가해자는 사실상 사법의 사각지대에 머문다. 강력 범죄 피해자에게 수사는 회복의 출발점이다. 그 출발이 늦어질수록 상처는 깊어지고, 사법 정의의 지연은 곧 정의의 훼손으로 이어진다.
최근 미제 사건 급증의 원인으로 수사 인력 부족과 특검 파견 여파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어떤 이유든 국민 입장에서는 설득력이 약하다. 국가가 범죄를 수사하고 처벌하는 기본 기능은 다른 정치·제도적 논의와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지금 중요한 것은 제도 논쟁이 아니라 실행이다. 수사권 조정이나 조직 논리에 대한 공방보다 이미 적체된 사건을 어떻게 신속히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해법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 장기미제 사건을 우선 정리하는 한시적 집중 대응 체계, 사건 유형별 신속 종결 기준 마련 등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검찰은 그동안 수사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현실에서 미제 사건이 계속 늘고 있다면 말보다 결과로 답해야 한다. 책임 있는 조직이라면 새로운 논쟁에 앞서 지금 맡고 있는 사건부터 정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장기 미제사건 대책 필요 사법 시스템은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 기본 목적이 흔들리는 순간 어떠한 제도 논의도 공허해진다.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는 멈춰 선 사건들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일이다.
기본과 상식은 분명하다. 국민이 맡긴 사건을 끝까지 처리하는 것, 적체 해소 없이 사법 정의는 완성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설명이 아니라 실행이 앞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