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칩 규제 빈틈 노렸나…"美 소재 업체, 中기업용 칩 구매 대출 추진"

엔비디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 본사를 둔 한 인공지능(AI) 업체가 중국 고객사가 일본에서 사용할 엔비디아 칩 구매를 위해 약 3억달러(약 4400억원) 규모 대출 조달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시간) 사안을 잘 아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실리콘밸리 기반 AI 기업 '페일블루닷 AI(PaleBlueDot AI)'가 해당 자금 마련을 위해 은행 및 사모 신용회사들과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문제의 칩(그래픽 처리 장치)은 도쿄 소재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될 예정이며, 최종 수요처는 중국의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샤오훙수'(영문명 레드노트)로 전해졌다.

미국 대형 은행 JP모건체이스는 잠재 대출 기관을 모집하기 위한 마케팅 자료 준비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종적으로 거래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페일블루닷 AI 측은 보도 내용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만 밝혔다. JP모건, 엔비디아, 샤오훙수는 모두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가 2022년 이후 중국을 겨냥해 고성능 엔비디아 칩에 대한 수출 통제를 잇따라 강화해온 가운데 이번 대출 추진은 이러한 규제 환경 속에서 기술 기업들이 우회적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수출 규제로 인해 고성능 엔비디아 칩을 직접 구매할 수 없지만, 중국 외 국가에 위치한 데이터센터를 통해 해당 칩을 합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센터는 외부 기업이 AI 연산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원격으로 임대하는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기술 기업들이 고성능 엔비디아 칩을 갖춘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데이터센터를 통해 AI 모델을 개발하는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페일블루닷 AI는 회사 자료에 따르면 AI 클라우드 에이전트 업체로 공동 창업자에는 베이징대 출신 인물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경제=황진현 기자 jinhyun97@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