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의학원 김진수 박사 연구팀은 방사성동위원소 표지 기술을 활용해 20나노미터(㎚) 크기의 나노플라스틱이 피부를 투과해 림프절과 폐, 간, 혈류까지 도달하는 전신 이동 경로를 쥐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21일 국제학술지 ‘유해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방사성 아이오딘(I-125 또는 I-205)을 결합한 나노플라스틱을 실험쥐 피부에 도포하고 단일광자 방출 전산화단층촬영(SPECT/CT)을 이용해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그 결과, 나노플라스틱은 피부 표면에서 1주차 림프절, 3주차 폐, 4주차 간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확산을 보였다. 4주차에는 혈류에서도 검출돼 피부에 국소적으로 닿는 것만으로도 체내 순환계로 진입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나노플라스틱의 피부 반응 및 전신 확산 과정. 원자력의학원 제공 반면 방사성 동위원소만 단독으로 노출한 비교군에서는 림프절 이동이 관찰되지 않아, 체내 침투가 나노플라스틱 자체 때문이라는 점도 입증됐다. 장기 반복 노출 실험에서는 생체 영향도 확인됐다. 나노플라스틱에 3개월 동안 반복 노출된 쥐에서는 294개 유전자가 증가하고 144개가 감소하는 등 유전자 발현 패턴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염증 및 노화 관련 유전자(TNF-α, IL-6, MMP-3 등)는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조직 분석에서도 피부층 두께 감소가 관찰돼 만성 염증과 피부 노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 장벽 기능을 나타내는 지표는 정상 범위를 유지하는 점도 눈에 띄었다. 연구팀은 “피부 장벽이 유지된 상태에서도 나노 입자가 모공이나 모낭을 통해 체내에 침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박사는 “나노플라스틱의 전신 전이 경로가 확인된 만큼, 면역 기능 교란이나 장기 독성 등 장기적 건강 영향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플라스틱이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잠재적 위험을 줄이는 데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