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in]"'장관님' 말고 '경훈님'이라 부르세요"…'일하는 방식 혁신' 나선 부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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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in]"'장관님' 말고 '경훈님'이라 부르세요"…'일하는 방식 혁신' 나선 부총리

민간 출신 장관을 맞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조직 내부의 '일하는 방식'을 대대적으로 손보고 있다. 취임 초기부터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강조해온 배경훈 부총리 겸 장관이 최근 타운홀 미팅을 통해 구체적 실천 과제를 꺼내 들면서다. 조직의 불필요한 관행은 덜고 소통은 강화해 관가 특유의 경직된 관행을 넘어서겠다는 의지다.


1일 아시아경제가 확인한 과기정통부 내부 공지에는 '일하는 방식 혁신을 위한 1차 개선 사항'이 담겼다.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호칭이다. 공지에는 "상호 존중하는 조직문화 확산을 위해 대내적으로 직급을 생략하고 '○○님'으로 호칭한다"고 명시돼 있다. '님' 호칭은 네이버·카카오를 비롯한 스타트업·테크 기업이 확산시킨 수평적 문화다. 위계가 촘촘한 중앙부처에서 직급 대신 이름을 쓰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회의·보고 문화의 대대적 개편도 눈에 띈다. 주말 업무를 줄이기 위해 월요일 공유회의 등 주요 회의는 오전이 아닌 오후로 옮기고, 회의자료는 '본문 1쪽·참고 1쪽'으로 최대한 간결하게 만들라는 내용이 담겼다. 근무시간 외 소통 방식도 바뀐다. 공지에는 "매월 마지막 주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금지의 날로 운영한다", "평일 저녁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각종 SNS를 자제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주말이나 밤늦은 시간 단체 메신저 방에서 보고와 자료 요청이 일종의 관행처럼 굳어졌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셈이다.


배 부총리는 취임 날부터 수평적인 분위기와 효율적인 업무 방식 등 조직 문화 혁신의 필요성을 천명해왔다. 다만 공무원 사회 특유의 보수성에 더해, 부처 차원에서 최근 해킹 사고 대응과 AI 정책·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고강도 업무가 겹치면서 실제 조직 문화로 정착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한 과기부 관계자는 "취지는 좋지만, 현안이나 국회 일정이 몰리는 시기엔 야간이나 주말 보고를 막기 어렵다"며 "직급 대신 '님'으로 호칭하는 것도 선뜻 부르기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과기정통부 혁신행정담당관실은 공지를 통해 "향후 분기별 타운홀 미팅에서 이행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조직문화 혁신을 일회성 캠페인이 아니라 '업무 시스템 개편'으로 정착시키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신선한 시도'라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지만, 관가라는 특수한 조직 구조 속에서 이를 얼마나 정착시킬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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