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관측장비 장애 점점 느는데… 2026년 교체 예산 되레 40% ‘싹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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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관측장비 장애 점점 느는데…  2026년 교체 예산 되레 40% ‘싹뚝’
2021년 330건서 2024년 600건 “예보 신뢰 위해 예산·인력 확충”
기상청 기상관측장비 장애가 매해 늘고 있는데도 내년도 정부 예산안 내 기상관측장비 교체 예산은 올해보다 4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 증가 원인 중 하나로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기상 현상 심화가 거론되는 만큼 장비 교체 예산을 더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2026년도 예산안 예비심사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내년도 기상청의 ‘지상기상관측장비 교체 및 확충’ 사업 예산은 27억3400만원으로 전년(45억7200만원) 대비 40.2%(18억3800만원) 줄었다.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호영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관측장비 장애·오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예보 신뢰성 확보 차원에서라도 관련 예산과 유지보수 인력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상 기상을 관측하는 자동기상관측장비의 경우 2021년만 해도 장애 건수가 330건이던 데서 지난해 600건까지 81.8% 늘었다. 올해도 8월 기준으로 361차례 장애가 발생했다.

지난해엔 장애 이후 복구까지 두 달 가까이 걸린 적도 있었다. 2024년 3월25일 오후 1시9분 서울에서 운영 중인 자동기상관측장비 내 구름 관측 관련 레이저 센서가 장애를 일으켰는데, 5월20일 오전 10시41분에야 복구됐다. 무려 1341시간32분 동안 자료를 수집하지 못한 것이다.

지상관측장비뿐 아니라 해상에서 수온·파고·풍향 등을 관찰하는 해양기상관측장비 장비 또한 2021년 장애 발생 건수가 153건에서 지난해 192건으로 늘었고, 올해의 경우 8월까지 113건을 기록했다. 최근 새로 도입한 도로기상관측장비도 2023년 장애가 16건 발생한 데 이어 지난해 36건, 올해는 8월까지만 해도 그 두 배 가까운 68건이 집계됐다.

기상청은 산하기관과 관련 전문업체에 장비 유지·보수를 전담하는 전문인력 100여명을 배치해 현장 출동, 수리, 정기점검을 수행 중이다. 관측장비가 계속 늘어나는 데다 장애 발생까지 증가세를 보이는 만큼 이들 인력의 업무 과중에 대한 우려도 나올 수밖에 없다. 보고서는 관련 예산이 40% 줄어든 것과 관련해 “예산과 인력을 확충해 지속적으로 장비를 교체하고 체계적으로 장비를 유지·보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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