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두홍 기자
사진=김두홍 기자 세계를 호령했던 축구 도사들도 세월의 흐름을 이겨낼 수 없었다. 슈팅은 빗맞고 문전에서의 볼 처리 능력도 현저히 떨어졌다. 하지만 있는 힘껏 그라운드를 달궜다. 신선한 가을바람 속에 모인 6만4855명의 팬들은 왕년의 스타들의 작은 플레이 하나하나에도 환호성과 박수를 보냈다.
‘2025 아이콘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세계를 뒤흔들었으나 어느새 은퇴한 축구 스타들이 모두 모여 한판 승부를 벌였다. ‘FC스피어’와 ‘실드 유나이티드’의 맞대결로 벌어진 가운데, 승부는 2-1로 실드 유나이티드의 승리로 끝났다.
선제골은 FC스피어 루니의 몫이었다. 후반 27분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루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 EPL 우승 5회, FA컵 우승 1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이자 맨유 역대 최다 득점자다. 겉모습은 전성기 시절과는 달랐지만 슈팅 능력만큼은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자 실드 유나이티드도 나섰다. 후반 38분 이영표가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마이콘이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전성기를 이끈 수비수다. 상승세를 탄 실드 유나이티드는 박주호의 결승골로 승리를 쟁취했다. 경기 종료 2분 여를 남겨놓고 박주호가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쇄도했다. 일대일 패스를 주고받은 뒤 오른발로 가볍게 공을 띄워 골문을 뚫었다.
사진=김두홍 기자
사진=김두홍 기자 이날 양 팀은 화끈한 팬 서비스를 위해 꿈의 라인업으로 맞섰다. FC스피어에서는 박지성과 루니를 포함해, 티에리 앙리와 카카, 가레스 베일, 디디에 드로그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호나우지뉴, 스티븐 제라드, 클라렌스 셰도로프, 잔루이지 부폰, 이범영 로베르 피레스, 설기현, 에당 아자르, 구자철 등이 나섰다.
실드 유나이티드에서는 수문장 이케르 카시야스를 비롯해 애슐리 콜, 클라우드 마케렐레, 리오 퍼디난드, 카를레스 푸욜, 욘 아르네 리세,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 마이콘, 알레산드로 네스타, 네마냐 비디치, 마이클 캐릭, 김영광, 박주호, 이영표, 질베르투 실바, 솔 캠벨이 나섰다. 그야말로 레전드 매치다.
서막부터 뜨거웠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 차범근이 창을 들고 등장했다. 주심은 2002 한일 월드컵 결승전에서 주심을 봤던 피에를루이지 콜리나가 주심을 봤다.
사진=김두홍 기자 전력으로 뛰는 선수들은 거의 없었다. 40∼50대로 아무리 찬란한 선수 시절을 거쳤다고 해도 쉽지 않은 몸컨디션이었다. 하지만 몸은 각자의 뜨거운 시절을 기억했다. 움직임이 느렸을 뿐 감각만큼은 뛰어났다.
날카로운 모습이 간간이 나왔다. 전반 15분 카카가 오버헤드킥을 날리는 투혼을 불살랐다. 4분 뒤에는 쇄도하던 호나우지뉴가 칩샷을 날렸으나 아쉽게 골대를 벗어났다. 왕년에 수비에서 돋보였던 제라드는 후반 4분 결정적인 실점 위기에서 발을 쭉 뻗어 막아냈다. 후반 12분에는 제라드의 강력한 슈팅을 카시아스가 멋지게 선방하기도 했다. 결국 박주호의 결승골로 실드 유나이티드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한편 2025 아이콘매치는 넥슨이 서비스하는 온라인 축구 게임 ‘FC 온라인’과 ‘FC 모바일’ 이용자 역시 실제 축구에도 높은 애정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해, 게임과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팬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로 기획됐다. 넥슨은 그동안 유소년 축구 선수 지원 프로그램 및 유명 해외 감독을 섭외한 예능 콘텐츠 기획 등 게임을 매개로 실제 축구와 연계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이는 축구 산업에 기여하고 저변을 확대해 게임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함으로, 아이콘매치의 2년 연속 개최 역시 그 궤를 같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