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서적으로는 ‘코스모스’, ‘오리진’ 등과 같은 반열에 선 명저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2.0판으로 새로워졌다. 2003년 출간 이후 축적된 과학적 성과를 보강한 개정판이다. ‘나를 부르는 숲’ 등의 여행기로 유명한 저자 특유의 해학과 재치는 여전하다.
미국 시골 출신인 저자는 어린 시절 표와 알 수 없는 수식이 가득한 과학 교과서에 크게 실망했고, 그 무렵부터 빅뱅에서 인류 문명의 출현에 이르기까지 지구의 거의 모든 것에 대해 알고 싶다는 소망을 품었다. 그는 자신이 품었던 궁금증을 파헤치기 위해 세계의 여러 과학자를 만나 설명을 듣고, 현장을 직접 찾아가 답사했다. 그가 알아낸 방대한 지식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는 맛깔나는 글로 풀어낸다.
빌 브라이슨/ 이덕환 옮김/ 까치/ 2만8000원 우리 은하와 태양계의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세계에서부터 소립자, 세포 등 맨눈으로는 보이지도 않는 미시 세계까지 아우른다. 다윈, 뉴턴, 아인슈타인, 호킹 등을 비롯한 유명 과학자뿐만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과학자들까지 저자의 끊기지 않는 수다 속에 등장해 인류가 쌓아온 과학 성과를 설명해준다. 개정판인 만큼 2024년의 인류세 논쟁,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통해 그 존재가 확실하게 알려진 PCR에 대한 소개 등이 추가됐다. 초판을 준비하면서 만났던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20년 만에 재회해 그들의 근황과 최신 연구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새롭게 만난 전문가들과도 대화를 나누며 최신의 과학 현장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2025년에 촬영된 엄청난 크기의 오징어 소식부터 행성의 지위를 잃은 명왕성의 묵직한 뉴스는 물론, 마지막 고대 인류가 머물렀을지도 모를 지브롤터의 동굴을 직접 찾아가 새롭게 밝혀진 그들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21세기 최고의 대중과학서’로서 이 책이 지닌 가치는 독보적이다. 우주와 지구, 생명에 대해 일반인이 알기 어려운 과학적 사실을 생생하게 설명해주는 동시에, 과학자들이 그런 사실을 어떻게 밝혀냈는지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인간을 포함해 우주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것이 과연 어떻게 시작되어 지금에 이르렀는지를 마치 탁월한 개인교사처럼 가르쳐준다.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