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남정훈 기자]일주일 만에 성사된 리턴매치. GS칼텍스가 설욕에 성공했다. GS칼텍스는 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의 홈 경기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3-2(25-27 25-18 19-25 25-18 17-15)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승점 2를 챙긴 GS칼텍스는 승점 30(10승10패)을 채우며 3위 흥국생명(승점 33, 10승10패)을 추격했다. 반면 페퍼저축은행은 승점 1을 챙기긴 했지만, 2연패에 빠졌다.
두 팀은 지난달 30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3라운드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경기 이전까지 9연패에 빠져있었던 페퍼저축은행은 GS칼텍스를 꺾고 길었던 연패 사슬을 끊은 바 있다.
이후 두 팀의 행보는 엇갈렸다. 페퍼저축은행은 연패를 끊어낸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지난 2일 광주 IBK기업은행전에서 1-3으로 패했다. 반면 GS칼텍스는 2위로 선두 도약을 노리던 현대건설을 지난 3일 만나 3-1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다시 연패에 빠지지 않으려는 페퍼저축은행과 3위 흥국생명 추격을 위해 반드시 승점이 필요한 GS칼텍스의 4라운드 맞대결. 1세트부터 듀스 승부가 펼쳐지며 비장미가 흘렀다. 1세트에 먼저 기세를 올린 건 GS칼텍스였다. 10-8에서 실바 서브 차례에서 연속 4득점에 성공하며 크게 달아났다. 연패 때의 페퍼저축은행이었다면 이대로 무너졌겠지만, GS칼텍스만 만나면 유독 강해지는 페퍼저축은행의 DNA가 이날도 발휘됐다. 꾸준히 따라붙으며 점수차를 줄인 페퍼저축은행은 ‘서베로’로 투입된 신인 정솔민의 서브 에이스와 박정아가 실바의 외발 이동공격을 블로킹해내면서 19-19 동점에 성공한 뒤 실바의 범실과 레이나의 공격을 조이가 블로킹해내며 21-19 역전에 성공했다. GS칼텍스도 실바의 서브득점으로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며 결국 승부는 듀스에 돌입했다.
듀스에서 한 수 위는 페퍼저축은행이었다. 25-25에서 박은서의 퀵오픈과 조이의 퀵오픈이 연달아 GS칼텍스 코트를 강타하며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1세트를 승리하긴 했지만, 페퍼저축은행의 1세트 리시브 효율은 0%였다. 23개의 리시브를 받아 단 3개만 정확하게 올렸고, 서브 득점을 3개 허용했기 때문. 이 불안함은 2세트에 터졌다. GS칼텍스의 목적타 서브에 페퍼저축은행의 리시브는 2세트에도 효율 14.29%로 크게 흔들렸고, 50%의 리시브 효율을 가져가며 공격수들을 고르게 활용한 GS칼텍스가 손쉽게 따내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리시브에 약점이 있는 박정아, 박은서의 아웃사이드 히터 라인을 가동하는 페퍼저축은행은 리시브 효율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팀이다.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 우리의 리시브 효율을 올릴 수 없다면? 상대의 리시브 효율을 떨어뜨리면 된다. 3세트 페퍼저축은행의 서브 득점은 1개에 불과했지만, 레이나와 권민지를 지속적으로 괴롭히며 GS칼텍스의 리시브 효율을 4.76%까지 떨어뜨렸다. GS칼텍스는 주전 리베로 한수진마저 3세트엔 리시브 효율이 0이었다. 상대 리시브를 흔들어 공격을 단순화시킨 페퍼저축은행은 3세트에만 블로킹 4개를 만들어내며 승부의 균형을 다시 깼다.
4세트는 또 다시 경기 양상이 바뀌었다. 이대로 승점 3을 헌납할 수 없는 GS칼텍스가 세트 초반부터 상대를 몰아붙이며 앞서나갔고, 16-10까지 리드를 유지하며 손쉽게 승부를 5세트로 끌고가는 듯 했다. 승점 3을 온전히 챙기고 싶었던 페퍼저축은행도 18-16까지 따라붙긴 했지만, 19-17에서 실바의 후위 공격에 이어 김지원이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다시 분위기는 GS칼텍스로 가져왔다. 22-17에서 레이나가 시마무라의 외발 공격을 혼자 떠올라 막아내면서 GS칼텍스의 벤치는 뜨거워졌고, 24-18에서 레이나의 공격이 성공하면서 승부는 최종 5세트로 향했다.
이날 승부를 가른 5세트. 페퍼저축은행의 조이, GS칼텍스 실바의 외국인 선수 일기토 양상으로 치러졌다. 기선을 제압한 건 조이였다. 서로 팀의 첫 득점을 책임진 가운데, 실바는 박은서의 리시브가 그대로 넘어온 공을 다이렉트 킬로 처리한 게 코트 밖으로 그대로 벗어났다. 반면 조이는 권민지의 리시브를 무너뜨리는 서브 에이스를 작렬시키며 3-1 리드를 만들어냈다. 이대로 당할 수 없는 실바도 3-4에서 절묘한 팁 공격으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며 ‘멍군’을 불렀다. 일진일퇴 공방전을 거듭한 5세트 승부에서 10점에 먼저 도달한 건 페퍼저축은행이었다. 9-8에서 조이의 퀵오픈이 상대 블로킹을 뚫었다. 그러나 박은서의 서브 범실과 조이의 공격 범실이 나오면서 10-10 동점이 됐다. 어느쪽에도 기울 것 같지 않던 균형을 먼저 무너뜨린 건 명실상부 V리그 여자부 최고 외인 실바였다. 11-11에서 결정적인 퀵오픈 2개를 연달아 상대 수비가 받을 수 없는 곳으로 날려보냈다. 이에 뒤질세라 페퍼저축은행도 유가람의 서브범실과 박정아가 실바의 공격을 블로킹해내며 13-13 동점에 성공했다. 권민지와 박정아의 공격이 하나씩 성공하면서 기어코 5세트도 듀스로 돌입했다.
5세트 듀스를 끝낸 건 역시 실바였다. 16-16에서 상대 공격을 받아올린 오픈 상황의 백어택을 연달아 2개를 성공시키며 2시간 35분여의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4세트까지는 조이에게 외국인 싸움에서 밀리는 양상이었던 실바는 5세트에만 8점을 몰아치며 5점에 그친 조이를 압도했다. 최종 성족표는 실바가 31점, 조이가 36점이었다. 장충=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