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닫힌 시간을 넘어서 다시 잇는 한·중 '경제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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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닫힌 시간을 넘어서 다시 잇는 한·중 '경제의 길'
한국과 중국이 2026년 새해 벽두에 가진 정상회담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를 넘어 실질적 경제협력의 신호탄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부와 기업들은 교역 확대와 산업·디지털 협력, 공급망 안정화, 기후·교통 분야 등에서 20여 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는 선언에 그치지 않고 기업과 현장에서 구체적 협력의 틀을 마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번 정상회담에는 삼성·현대·SK 등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이 대거 동행해 비즈니스 포럼과 일대일 상담회를 통해 민간 교류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과거 정치적 갈등과 냉각 국면을 넘어 경제와 산업의 실익을 중심으로 관계를 재설계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중국은 한국 전체 교역의 20% 안팎을 차지하는 핵심 파트너다. 특히 반도체·배터리·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공급망과 시장에서 상호 의존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통계 수치를 넘어 양국 경제가 오랜 기간 상호 보완적 가치사슬을 형성해 왔음을 보여준다.

물론 외교 현안과 민감한 이슈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한령의 완전 해제 문제나 안보 사안은 여전히 예민한 논쟁거리다. 그러나 경제 협력의 문을 열고 민간과 산업계의 움직임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제도적 기반을 다지는 일은 국가적 과제다.

이번 정상회담이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첫째, 국가 간 관계는 정치적 이벤트로 끝나서는 안 된다. 협력의 문을 열었다면 그것이 기업과 시민의 삶 속에서 체감되는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 둘째, 경제 협력은 공통의 이익을 전제로 할 때 지속 가능하다. 서로의 비교우위를 존중하며 상생의 길을 찾는 것이야말로 오래된 이웃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이다.

 한중 경제협력 기대감한중 경제협력 기대감
기본과 원칙, 상식은 분명하다. 외교는 국익을 위한 도구이며, 국익의 핵심은 국민의 삶과 경제의 실질적 가치에 있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이 현장의 MOU 서명식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투자와 협업, 새로운 사업 기회로 이어질 때 비로소 성과를 논할 수 있을 것이다.

양국 지도자가 이번 회담을 전면적 관계 복원의 원년이라고 했듯 이제 과제는 상호 이익을 구체적 협력 성과로 현실화하는 일이다. 그것은 정치적 화합을 넘어 경제적 번영의 항로를 넓히는 작업이다. 양국이 그 방향을 일관되게 실천할 때 한·중 관계는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김준술 대표 joonsoolkim@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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