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WKBL 제공 떠오르는 뉴스타와 리빙 레전드, 그리고 마지막 무대를 준비하는 베테랑이 부산에서 잊지 못할 올스타 무대를 만들었다. 여자프로농구(WKBL) 별들이 4일 부산사직체육관을 꽉 채웠다. 이이지마 사키(하나은행)와 김단비(우리은행)가 선봉에 섰다. 사키는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페스티벌 팬 투표에서 1만9915표로 1위를 차지했다. 김단비는 1만9874표로 2위를 기록했다. 사키는 아시아쿼터 선수 최초 팬 투표 1위라는 새역사를 썼고, 김단비는 WKBL 역대 최다인 올스타 17회 연속 선정(16회 출전)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역대급 경쟁이었다. 둘의 팬 투표 격차는 단 ‘41’표였다. WKBL 역대 최소 1, 2위 차다. 김단비는 “팬들과 지인들이 조금 더 노력했다면 1위에 오를 수 있었을 텐데, 귀찮다고 하루 쉰 게 이런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웃음 섞인 농담이었지만, 그만큼 팽팽했던 경쟁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사진=WKBL 제공 치열했던 투표의 열기는 코트 위에서도 이어졌다. 둘은 팬을 위해 기꺼이 몸을 날렸다. 퍼포먼스부터 경쟁이 붙었다. 망가지는 것쯤은 두렵지 않다는 각오다. 둘 모두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를 위해 전날 숙소에서 노래를 틀고 혼자 연습했다는 후문이다. 김단비는 “연맹에서 쉬운 걸 골라주셨지만 ‘최강의 몸치’라 입장 퍼포먼스를 따로 연습했다. 전야제(3일) 행사가 끝나고 숙소에서 노래 틀고 춤도 추고, 릴스까지 찾아봤다. 팬들이 웃어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웃었다. 사키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춤을 잘 추는 편이 아니라 귀엽게라도 보이고 싶어 연습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두고도 경쟁이 붙었다. 주인공은 사키와 김단비가 아니다. 각각 김소니아(BNK), 진안(하나은행)이 베스트 퍼포먼스상의 주인공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키는 “김소니아 선수는 음악이 나오면 리듬을 굉장히 잘 탄다”며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라고 외쳤다. 김단비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나는 진안이가 올스타에 안 뽑힐까봐 걱정하는 사람이다. 내 표를 나눠주고 싶을 정도”라며 “올스타에 딱 어울리는 선수가 진안이다. 망가지더라도 어떻게 팬들을 더 웃길 수 있을까 고민하는 선수”라고 힘을 실었다.
사진=WKBL 제공 뜨거운 장외신경전에도 의견이 합치된 게 하나 있다. 바로 김정은(하나은행)의 마지막 올스타를 함께 즐기자는 것. 1987년생 김정은은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김단비는 “한 시대를 함께한 선수다. 언니들이 하나씩 은퇴하는 걸 보고 있다”며 “언니가 마지막이라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 독하게 잡고 싶은 마음”이라고 아쉬워했다. 사키는 “사실 내가 1위한 건 김정은 언니 덕분이다. 언니가 주위에 투표해달라고 해서 1위를 할 수 있었다”면서 “더 기쁜 건 우리 팀 5명이 모두 올스타에 선정된 것이다. 더불어 정은 언니의 마지막을 함께 즐길 수 있어서 특별하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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