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역 야생 설치류에서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 관련 병원체가 다수 검출돼 보건당국이 감시 강화에 나섰다. 기후 변화와 해외 교역 확대로 매개체 감염병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전북도가 선제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4일 전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전북 지역 야생 설치류에서 인수공통감염병과 관련된 병원체가 확인됐다.
연구원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전북 5개 시·군에서 채집한 등줄쥐와 땃쥐 등 야생 설치류 128마리를 분석했다. 또 지난해는 신종 감염병 대비 연구 사업의 하나로 메타지노믹스를 분석했다.
그 결과 바토넬라(Bartonella), 에를리히아(Ehrlichia), 아나플라즈마(Anaplasma), 보렐리아(Borrelia) 등 인수공통감염병을 유발할 수 있는 잠재적 병원체가 다수 검출됐다. 이들 병원체는 고양이할큄병, 에를리히증, 아나플라즈마증, 진드기매개재귀열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질환들은 국내에서는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지 않지만,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법정 감염병으로 관리되고 있다.
고양이할큄병은 바토넬라 헨셀라에균에 감염된 고양이나 설치류와의 접촉 또는 긁힘을 통해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으며, 피부 병변과 림프절 종창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에를리히증과 아나플라즈마증은 각각 에를리히아 차펜시스와 아나플라즈마 파고사이토필름에 감염된 진드기에게 물려 발생하며, 발열과 두통, 근육통 등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동반한다. 진드기매개재귀열은 보렐리아균을 보유한 진드기를 통해 감염돼 반복적인 고열을 유발한다.
고양이할큄병과 아나플라즈마증은 국내 발생 사례가 있으며, 병원체를 보유한 진드기가 해외 교역 등을 통해 유입될 경우 추가적인 감염병 발생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연구원은 농작업이나 산림·야외 활동 시 긴 소매와 긴 바지를 착용해 진드기 노출을 예방하고, 활동 후에는 진드기 부착 여부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또 야생 설치류와의 직접 접촉을 피하고, 야외 활동 후 발열이나 근육통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식 전북도 보건환경연구원장은 “확인된 병원체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를 통해 인수공통감염병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과학적 분석에 기반한 감염병 감시로 도민 건강 보호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전북 야생 설치류서 인수공통감염병 병원체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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