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애써 웃어 보이지만, 아쉬움이 역력한 모양새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1)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선언한 가운데, 데이브 로버츠(53) 감독이 내년 시즌 구상과 함께 일본인 삼인방이 나서지 않았으면 하는 이유를 밝혔다.
다저스는 ‘이도류’ 오타니를 비롯해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의 투혼에 힘입어 2년 연속 월드시리즈(WS) 우승을 차지했다. 올시즌 불펜 난조로 난항을 겪은 다저스 마운드를 책임진 덕분에 ‘재팬 다저스’라 불린다. 오타니는 내년 시즌 풀타임 투수를 예고했고, 사사키도 선발로 복귀하는 만큼 다저스는 여전히 이들의 WBC 출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30일 일본 스포츠호치와 단독 인터뷰에서 “나가지 않았으면 하는 이유가 있다”고 운을 떼며 “오타니는 오른쪽 팔꿈치 수술 후 이제 막 복귀했다. 만약 WBC에서 던질 경우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복잡한 속내를 고백했다.
이어 야마모토, 사사키와 관련해서는 “야마모토의 경우 올해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WBC 출전을 위해 평소보다 몸을 빨리 끌어올리면 이 역시 부담이 된다”며 “사사키는 1년 내내 오른쪽 어깨에 문제가 있었다. 몸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즌 초반부터 공을 던지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어디까지나 구단의 바람일 뿐이다. 오타니가 일찌감치 일본 대표팀 합류를 선언한 까닭이다. 일본도 WBC 2연패를 노리기에 핵심 전력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로버츠 감독은 “내 솔직한 생각”이라고 강조하며 “최종 결정은 선수들 몫이다. 그 결정에 맞춰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타니와 야마모토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며 “예외로 사사키는 부상 회복 과정이라 WBC 출전을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우리가 바라는 가장 이상적 그림은 선수들이 천천히 시즌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그래도 짧은 비시즌인데, WBC까지 겹치면 더 짧아진다는 것이다.
김혜성도 깜짝 언급했다. WBC가 스프링캠프 운영에 영향을 미칠 것 같냐는 질문에 그는 “대표팀 차출이 유력한 선수들이 매우 많다”며 “무키 베츠·윌 스미스(미국), 프레디 프리먼(캐나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도미니카공화국), 일본인 선수 3명, 김혜성(한국)도 출전할 수 있다”고 전했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