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다이내믹스 "현대차 공장에 휴머노이드 투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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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다이내믹스 "현대차 공장에 휴머노이드 투입 시작"

보스턴다이내믹스(BD)가 현대차 미국 공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투입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BD는 향후 5~10년 내 산업 현장에 '수천 대 규모'의 휴머노이드를 배치하겠다는 중장기 계획도 공개했다.


2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최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투입해 파일럿 운영을 시작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웨비나에서 아야 더반 BD 휴머노이드 프로덕트 매니저는 "이미 현대차와 함께 현장(on-site)에 들어가기 시작했다"며 "현대차와의 프로젝트는 우리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현장에 투입하는 첫 번째 사례"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 역시 "현장에서 시범 운영해보는 '개념 검증(PoC)' 단계로 알고 있다"고 확인했다.


현대차그룹은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스마트 팩토리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과 생산 라인 투입은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위한 첫 단계로 평가된다. 공장 인건비 부담이 줄고 24시간 가동이 가능해짐에 따라, 생산량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업계선 나온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관세 대응을 위해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두 배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로봇 기술을 적극 활용해 HMGMA 가동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휴머노이드를 투입해 완전 자동화를 실현하면, 동일 공장 생산량은 60% 이상 증가한다"고 추산했다.


"5~10년 내 수천 대 규모" 중장기 양산 계획

이번 웨비나에서 BD는 휴머노이드의 판매 ·양산 시점과 규모까지 포함한 구체적인 중장기 전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더빈 매니저는 "현대차와 함께 테스트하며 '완성된(hardened)' 제품(휴머노이드)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앞으로 1~2년 내에 제품 신뢰성이 높아지면 실제 판매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산 규모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앞으로 5~10년 사이에 '수천 대'의 휴머노이드 배치가 우리의 목표"라고 언급했다. 단기간 1만대 이상 양산을 제시한 글로벌 경쟁사들의 로드맵과 비교하면 상당히 보수적이며 현실적인 수치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이 공장의 생산능력은 휴머노이드 로봇뿐 아니라 4족 보행 로봇, 물류 로봇 등 다양한 로봇 제품군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일단 대규모 양산 체제를 구축해놓고, 시장 상황과 기술 신뢰도를 높이면서 점차 생산 규모를 늘려가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경쟁사들은 보다 공격적인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5000대를 시작으로 2026년에는 5만대까지 생산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놨고, 피규어AI 역시 초기 1만대 양산을 추진한 뒤 향후 4년간 총 10만대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중국의 유비테크 또한 2026년 5000대, 2027년 1만대의 생산 목표를 제시하며 시장 선점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혁신 속도를 중시하는 경쟁사와는 달리, BD는 기술 성숙도와 안전성, 현장 적합성을 충분히 확보한 이후 양산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이는 현대차그룹 평소 제조 철학과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개발 핵심은 '비용 절감과 범용성'

최근 BD가 강조하는 '아틀라스' 개발의 핵심 목표는 비용 절감과 범용성 확대다. BD는 하드웨어 완성도에서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유압 기반 초기 아틀라스는 높은 비용과 유지보수가 까다롭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BD는 불필요한 사양을 줄이고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했다.


이를 위해 유압 대신 전기 동력을 활용한 'E-아틀라스'를 공개했으며, 현재 개발 중인 3세대 모델은 배터리 교체 방식으로 24시간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용성을 중시한 기조는 로봇의 손(그리퍼) 설계에서도 드러난다. 경쟁사들이 '5지(指)' 손 개발에 나서는 것과 달리, BD는 3개 그리퍼를 정교하게 고도화하는 쪽을 택했다. 인간의 손을 그대로 모사하기보다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기능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체 구조에 대한 접근법도 독특하다. 일반적으로 다리 기반 로봇이 바퀴보다 더 비쌀 것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BD는 "실제론 다리 로봇이 비용 관점에서 효율적"이라고 설명한다. 고성능 전방향 바퀴 구현에는 많은 액추에이터가 필요하고 무게가 늘면서 전력 소모도 커진다. 반면 다리 로봇은 좁은 공간 등 다양한 지형에서 이동이 가능해 현장 범용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BD의 설명이다.


BD는 휴머노이드의 '두뇌'에 해당하는 AI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로봇은 거대 행동 신경망(LBM)을 기반으로, 균형·집기·거리 판단 등 기본기를 익히는 △프리 트레이닝, 가상현실(VR) 환경에서 사람이 교정해주는 △포스트 트레이닝 단계로 학습한다. 이 과정에서 로봇은 작업별 최적 행동 패턴을 스스로 축적한다.


현대차그룹은 이같은 신기술 기반의 최신형 '아틀라스'를 내년 1월 CES 2026에서 공개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AI 로봇 개발 현황과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핵심으로 하는 미래 제조 혁신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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