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칩 첨단공정 전환 가속…퀄컴·TSMC '1등 독식' 굳어지나

글자 크기
스마트폰 칩 첨단공정 전환 가속…퀄컴·TSMC '1등 독식' 굳어지나

올해 2~5㎚(1㎚=10억분의 1m)의 첨단공정에서 생산되는 스마트폰 시스템온칩(SoC) 비중이 50%에 달할 전망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스마트폰 칩의 첨단공정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공정 미세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퀄컴과 TSMC의 양강 체제가 더욱 굳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칩 설계와 생산을 모두 맡은 삼성이 성능과 수율면에서 단기간에 격차를 좁히기 쉽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1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체 스마트폰 SoC 출하량에서 2~5㎚ 등 첨단공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3%에서 크게 늘어난 수준으로, 매출 비중은 8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 첨단공정은 나노미터(㎚) 단위의 미세 회로를 웨이퍼에 새기는 기술로 2㎚와 3㎚가 핵심이다. 공정이 미세할수록 성능과 전력 효율이 높아져 생성형 AI를 구동하는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이에 따라 주요 업체들은 더 강력한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처리장치(NPU)를 통합한 칩 개발에 속도를 내며 SoC 공급망도 5㎚에서 4㎚를 거쳐 2026년 3㎚·2㎚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첨단공정 전환을 빠르게 시도한 기업들의 독주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스마트폰 SoC 전체 출하량 중 첨단공정의 비중은 내년 60%까지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설계업체인 퀄컴의 출하량 점유율은 약 40%에 달하게 된다.



이런 성장세는 중가형 5G(5세대 이동통신) SoC의 4·5㎚ 전환과 플래그십 3㎚ SoC 양산 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퀄컴은 4G(4세대 이동통신) 비중이 낮고 자사 중저가 5G SoC 대부분이 4·5㎚ 공정으로 이전 중이다. 국내에선 삼성이 자사 스마트폰용 SoC '엑시노스 2600'을 자체 설계하고 있지만 그 밖의 국내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낮은 데다 첨단공정 대응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칩 생산업체도 마찬가지다. 첨단공정 기반 SoC 생산에 주력하는 세계 파운드리 1위 TSMC의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TSMC와 2위인 삼성 파운드리 모두 2㎚ 공정 기반 스마트폰 SoC의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삼성 파운드리가 3㎚ 이하 공정에서 수율 문제에 직면하면서 TSMC가 주도권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차세대 격전지 2㎚ 시장에서도 삼성이 고전하면서 TSMC의 우위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에선 첨단공정 전환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면 삼성이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기술 투자와 수율 개선이 이어질 경우 중기적으로 격차를 줄일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선단 기술을 확보했다고 알리고 있지만 고객 신뢰까지 이어지지 않아 지금까지 수주를 하는 데 제한이 있었다"며 "테슬라 수주를 계기로 삼성 파운드리도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과의 계약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성숙공정 비중이 TSMC보다 적어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업계 1위 퀄컴, TSMC는 어떤 여건에서든 압도적으로 유리한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창한 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스마트폰에 AI 기술을 탑재하려면 칩의 집적도가 높아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현재 TSMC가 선점한 상황"이라며 "국내 업체는 AP에서 퀄컴에 대항할 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종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 파운드리가 기술 투자를 통해 성능과 수율 면에서 TSMC와의 격차를 좁히는 게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 2026년 사주·운세·토정비결·궁합 확인!
▶ 십자말풀이 풀고, 시사경제 마스터 도전! ▶ 속보·시세 한눈에, 실시간 투자 인사이트

HOT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