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5% 적금, 다시 등장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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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5% 적금, 다시 등장했다고요?”
‘고금리 예금’ 경쟁 불붙은 금융권…자녀 전용 상품까지 세대별 맞춤 설계
최근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수신 금리를 올리면서 ‘고금리 적금’ 전성시대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

조건 충족 시 연 7~10%대의 금리를 제공하면서 ‘재테크 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게티이미지 기준금리 동결 기조 속에서도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자 은행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이다.

일부 상품은 조건 충족 시 연 7~10%대의 금리를 제공하면서 ‘재테크 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말 ‘WON플러스예금’의 최고금리를 연 2.55%에서 2.60%로 인상했다. 두 달 사이 0.15%포인트 올린 셈이다. 국민(최고 연 2.55%)·신한(연 2.55%)·하나(연 2.6%)은행도 비슷한 시기에 금리를 일제히 올렸다.

고금리 기회를 잡기 위한 틈새로 ‘자녀 전용 적금’ 상품이 급부상하고 있다. 추석 연휴 전후로 주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신규 상품을 내놓으면서 경쟁이 치열하다.

카카오뱅크는 9월에 최고 연 7% 금리의 ‘우리아이적금’을 출시했다. 만 17세 미만 전용 상품으로, 기본금리는 3%이며 6회 이상 자동이체 시 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 받을 수 있다.

토스뱅크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 가입 가능한 ‘태아적금’을 선보였다. 부모 명의로 가입 후, 출생 이후 아이 명의 계좌를 개설하면 최고 연 5%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같은 은행의 ‘아이적금’ 역시 최고금리 5%(기본 2.5%)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나은행의 ‘꿈꾸는 저금통’은 만 19세 미만 고객을 대상으로 한 복리형 상품이다. 기본금리 2%, 최고 4%로 1년 단위 재예치를 통해 복리 효과를 극대화했다. 같은 은행의 ‘아이키움적금’은 조건 충족 시 최고 연 8%까지 금리가 오른다.

신한은행의 ‘다둥이 상생적금’은 둘 이상의 자녀를 둔 가구를 대상으로, 최대 연 8%의 금리를 제공하며 꾸준히 가입자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표면 금리만 보고 가입하기보다 우대조건 충족 여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동이체, 카드 사용, 급여이체 등 복합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최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용으로 고금리를 제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실제 수익률은 개인의 거래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물가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고금리 예·적금은 여전히 안정적 단기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고금리 기조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고, 내년 하반기 이후 금리 인하 흐름이 본격화되면 수익률 경쟁은 빠르게 식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고금리 경쟁은 은행권의 자금 확보용 마케팅 성격이 강하다”며 “장기 재테크보다는 단기 유동성 관리 수단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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