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알테오젠, 글로벌 바이오 시총 ‘톱10’ 진입

글자 크기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알테오젠, 글로벌 바이오 시총 ‘톱10’ 진입
中·日 제치고 3곳 진입…CDMO·바이오시밀러·플랫폼 기술 삼각축으로 ‘K-바이오’ 세계 주도
한국이 글로벌 바이오 산업의 중심부로 떠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세계 최대 규모인 총 78만4000리터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20여 곳과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게티이미지 글로벌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대 바이오기업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알테오젠 등 국내 기업 3곳이 이름을 올리며,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K-바이오 트리오’ 시대를 열었다.

9일 시장조사업체 불핀처(BullFincher)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기업 시가총액 상위 10위 중 △삼성바이오로직스(395억6000만달러)가 5위 △셀트리온(271억8000만달러)이 6위 △알테오젠(205억달러)이 8위에 올랐다.

중국은 베이진(비원 메디슨)(202억1000만달러) 1곳만이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 기업은 단 한 곳도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아시아에서 한국만이 ‘톱3’ 진입을 달성한 셈이다. 한국 바이오의 약진은 산업 포트폴리오의 다양성 덕분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DMO(위탁개발생산)로 글로벌 생산을 주도하고,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와 신약개발을 이끌며, 알테오젠이 플랫폼 기술로 기술수출 중심의 혁신 생태계를 완성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세계 최대 규모인 총 78만4000리터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20여 곳과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 항체의약품 3개 중 1개가 삼성 공장을 거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 등 바이오시밀러 삼총사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이다.

최근에는 신약개발까지 확대하며 ‘종합 바이오제약사’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히알루로니다제(ALT-B4) 플랫폼 기술로 주목받는다.

해당 기술은 머크의 블록버스터 항암제 ‘키트루다’에 적용돼 미국 FDA 허가를 받으며, 국내 플랫폼 기술 수출의 상징이 됐다.

상위 10위 외에도 SK바이오팜(36위), HLB(47위), 펩트론(51위), 파마리서치(64위), SK바이오사이언스(74위) 등이 100위권에 포함됐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엑스코프리)’를 미국 시장에 직접 판매하며 ‘글로벌 상업화 모델’을 구축했다.

HLB는 간암·담관암 치료제 등 항암제 개발에 집중하며 FDA 허가를 앞두고 있다.

펩트론은 장기지속형 약물전달 플랫폼 ‘스마트데포(SmartDepot)’ 기술로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협력을 확대 중이다.

파마리서치는 ‘리쥬란’ 등 미용·재생 의료기기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개발 및 CDMO 역량으로 글로벌 공공보건 파트너로 자리잡았다.

한편 제약 부문에서는 유한양행(60위), 한미약품(76위) 등이 100위권에 포함됐다.

다만 글로벌 제약사(화이자, 노바티스, 릴리 등) 중심의 상위 10위권에는 한국 기업이 진입하지 못했다.

일본은 한때 세계 바이오 강국으로 꼽혔지만, 최근 10년간 글로벌 상위권 진입 기업이 사라졌다.

반면 한국은 기술기반·수출형·CDMO 중심 모델로 빠르게 성장했다.

중국의 경우 자본 투입은 많지만 글로벌 기술력과 규제 대응 역량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바이오산업 전문가는 “한국 바이오는 생산(CDMO), 복제(Biosimilar), 플랫폼(기술수출)의 3대 축을 모두 갖췄다는 점에서 경쟁국보다 구조적 우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신약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상업화 속도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산업은 이미 GDP의 3% 이상을 차지하며 반도체·2차전지에 이은 ‘제3의 성장축’으로 자리잡았다.

정부도 ‘2030 글로벌 바이오 5대 강국 전략’을 추진하며 임상 지원, 수출 인증, 인력 양성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 K-바이오는 단순한 위탁생산이 아닌 글로벌 신약 개발과 기술 플랫폼 수출까지 아우르는 종합 혁신 산업으로 진화했다”며 “바이오 강국의 새 시대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HOT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