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개장 임박③] 상한액 늘리고, 벌칙은 솜방망이로… 변화하는 샐러리캡, FA 머니게임 열기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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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개장 임박③] 상한액 늘리고, 벌칙은 솜방망이로… 변화하는 샐러리캡, FA 머니게임 열기 더한다
KBO 야구회관의 모습. 사진=뉴시스
또 한 번 역대급 돈 잔치가 열릴까.

2024시즌을 앞둔 프로야구의 스토브리그, 그 열기를 식힌 장치가 하나 있었다. 바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23년에 도입한 샐러리캡(경쟁균형세)이었다. 2021~2022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인(외인·신인 제외) 연봉 평균액의 120%(114억2638만원)를 향후 3년간 연봉 총액 상한선으로 삼는 규제였다. 과한 머니게임을 방지하고 빅마켓과 스몰마켓 팀의 차이를 줄여 리그 전체의 안정적이고 흥미로운 경쟁을 유도하기 위함이었다.

실제로 2024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은 위축됐다. 2022년에 역대 최고 금액 989억원(15명)이 풀렸고, 2023년에도 총액 803억1500만원(20명)이 쏟아졌던 직전 2년의 ‘FA광풍’을 누그러뜨렸다. 2024년 FA 총액은 605억5000만원(19명)이었다. 그 추세가 이어지면서 2025년 총액도 599억원(20명)까지 내려갔다.

당시 구단 관계자들은 “한도 안에서 최선의 전력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확실한 카드가 아니면 대형 투자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단이 샐러리캡이라는 확실한 패를 손에 쥐었다”는 선수와 에이전트들의 푸념도 이어졌다.

야구 팬들이 잠실야구장에서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 샐러리캡이 2026 FA 시장을 앞두고 변곡점을 맞이했다. KBO가 지난 9월 보수 총액 상한액을 상향 조정하고, 리그 재정 형평성과 경쟁 균형 확보를 위해 하한액을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샐러리캡 상한액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매년 5% 오른다. 올해 137억1165만원의 상한액이 2028년 158억7294만원까지 올라간다. 2027년부터 적용될 하한액은 일부 구단의 노골적인 탱킹(드래프트 상위 픽을 위해 의도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유도하는 행위)에 경종을 울린다. 두 장치 모두 구단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는 목적을 지닌다.

끝이 아니다. 샐러리캡 위반에 대한 벌칙이 완화된 게 결정적이다. 1회 초과 시 초과분의 50%를 야구발전기금으로 납부하던 걸 30%로 줄였다. 2회 연속 초과 시 제재금도 초과분의 100%에서 50%로 줄었고, 무엇보다 치명적인 다음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의 9단계 하락 페널티는 아예 사라진다.

예외선수 제도도 도입된다. 구단은 매년 7시즌 이상 소속 선수로 등록해온 프랜차이즈 선수 1명을 예외선수로 지정해, 이 선수의 연봉(계약금·옵션 포함) 50%를 구단 연봉 상위 40명 보수 총액 산정에서 제외할 수 있다. 대부분 프랜차이즈 스타는 고액연봉자 중 한 명이다. 구단은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

이번 시장의 머니게임이 재과열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진다. A구단 단장은 “이미 제재를 경험한 팀이든, 초과가 간당간당했던 팀이든 모두 돈을 쓸 환경이 되지 않았나. 심지어 시장에 괜찮은 매물이 없는 것도 아니다. 금액을 두고 치열한 눈치싸움을 펼쳐야 한다”고 혀를 내둘렀다. B구단 단장은 “오버페이가 최소 1건은 무조건 터진다고 본다. 치킨게임이 다시 시작된 만큼, 선수의 현재 및 미래 가치를 확실하게 계산하는 능력이 각 구단에 더 요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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