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T 위즈, 두산 베어스 제공 ‘마운드가 살아야 팀도 산다. ’
프로야구 10개 구단 사령탑 가운데 투수 출신은 단 두 명뿐이다. KT 이강철, 두산 김원형 감독이 주인공이다. 한 사람은 계약 마지막 해를 앞뒀고, 다른 한 사람은 부임 첫해를 준비 중이다.
상황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두 ‘투수조련사’가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팀들을 이끌고 다음 시즌을 위한 구슬땀을 쏟고 있다.
같은 궤적을 그려왔다. 현역 시절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고, 지도자로선 투수 육성의 대가로 통한다. 통산 152승을 거둔 잠수함 레전드인 이 감독은 KIA와 넥센(키움의 전신), 두산 등에서 코치 경험을 쌓으며 수많은 투수를 길러냈다.
‘강철매직’은 2019년 KT의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번뜩였다. 지난 7시즌 가운데 5차례나 팀 평균자책점이 리그 4위 안에 들었다. 2021년엔 구단 최초의 우승 사령탑으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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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새로운 ‘두목곰’이 된 김 감독은 선수 때 134승을 수확했다. 지도자 변신 후 SK(SSG의 전신)와 롯데, 두산 등에서 투수코치를 역임한 바 있다. 두산과의 인연도 깊다. 투수 파트를 책임진 2019, 2020년 두산의 평균자책점은 3.91로 이 기간 10개 구단 중 1위였다.
2021년부터 3년간 SSG 수장으로서 팀을 이끌었다. 이 중 두 번째 시즌이었던 2022년 정규리그 개막부터 끝까지 1위를 놓치지 않으며 KBO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KT와 두산은 올 시즌 각각 정규리그 6위, 9위에 그쳤다. 두 감독 모두 반등을 외치며 마무리캠프 현장을 직접 지휘하는 중이다. KT는 앞서 외국인 투수들의 잇따른 부진에 신음했다. 설상가상 늘 버팀목 역할을 자처했던 불펜마저 기복을 드러냈다. 이 시점 눈에 띄는 신예 투수가 등장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우린 항상 그랬듯 결국 투수로 올라가야 하는 팀”이라는 게 이 감독의 단골 멘트다. 2026시즌도 마운드가 핵심이다. KT는 새롭게 도입되는 아시아쿼터 선수 영입도 투수 중심으로 검토 중이다.
사진=KT 위즈 제공 새 얼굴 발굴에 집중한다. 이 감독이 직접 선수들을 이끌고 일본과 대만을 오가는 중이다. 투수만 14명을 포함시켰다. 1라운더 신인 박지훈을 비롯, 김동현과 박건우 등 기대주들이 이름을 올렸다. 7일 일본 라쿠텐 골든이글스, 9일 대만 라쿠텐 몽키스와의 교류전을 차례로 치른다.
KT 관계자는 “1군과 퓨처스팀(2군) 그 사이에 있는 선수들 위주로 동행했다. 이들이 경기를 뛰는 게 의미가 크다. 큰 동기부여를 얻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 역시 투수진 재건이 절실하다. 김 감독에게 큰 기대를 거는 이유다. 마무리 김택연을 필두로 필승조가 올 시즌 고단한 시간을 보냈다. 컨디션 난조와 부상 등이 맞물렸다는 평가다.
선발진 사정도 녹록지 않았다. 10승 투수 잭 로그를 제외하면 믿을 만한 축이 드물었다. 그나마 열아홉 최민석이 후반기 로테이션을 지키며 가능성을 보여준 게 작은 위안이었다.
이 밖에도 홍민규와 양재훈, 윤태호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가 확인됐다.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 합류한 김 감독 역시 이 흐름을 이어가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즌 중 일어날 수 있는 돌발 변수에 대비하기 위해 투수진의 폭을 넓히고, 다양한 역할군을 실전에서 점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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