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부동산 대책에서 비껴간 경기도 김포시와 안양시에서 분양한 단지들이 연달아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규제지역 내 분양 성공은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부동산 대책이 청약 공식을 흔들면서 분양 일정을 잡아야 하는 건설사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5일 청약홈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전날 김포 풍무동에 분양한 '풍무역 푸르지오 더 마크'의 1순위 청약 접수를 진행한 결과 558가구 모집에 9721명이 접수했다. 청약 경쟁률은 평균 17.42대 1을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인접 단지인 김포 풍무 호반써밋도 1순위에서 7.3대 1을 기록했다.
김포는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등 겹겹이 규제를 담은 10·15 부동산 대책을 피한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여기에 이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합리적인 분양가를 찾는 실수요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도 규제에서 배제된 곳인데, 전날 '만안역 중앙하이츠 포레' 1순위 청약에도 수요자들이 몰렸다. 28가구 모집에 200명이 접수해 1순위 평균 경쟁률은 7.14대 1을 기록했다. 안양시의 경우 만안구와 맞닿은 동안구만 규제지역에 포함됐다. 향후 규제지역으로 포함될지 모른다는 전망과 함께, 집값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지역이다.
규제지역의 경우 청약요건이 한층 복잡해져, 이 같은 특수를 누리기 힘든 상황이다. 1순위 당첨 자격조건에 청약통장 가입 후 2년이 지나야 하고, 세대주만 청약이 가능하며, 과거 5년 내 당첨자의 세대 구성원이 아니어야 한다. 가점제 적용 비율도 규제지역에서는 전용 60㎡ 이하의 경우 40%, 60~85㎡는 70%, 85㎡ 초과는 50%를 적용한다. 청약 당첨 때 투기과열지구는 재당첨 제한 기간이 10년이며, 중도금 대출도 LTV 40%까지만 가능하다.
다만 규제지역에서 빠졌다고 다 분양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파주 운정 아이파크 시티는 2987가구 모집에 1345명이 접수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10·15 부동산 대책이 청약 시장의 변수로 떠오르면서 건설사들은 분양 일정을 잡는 데 더욱 고심하는 분위기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규제지역 내 분양 물량에 대한 입주자 모집공고를 지난달 낼 예정이었는데 포기했다. 규제가 나온 이후 다른 건설사의 청약 흐름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 시점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단지들만 분양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선 등으로 분양 일정을 미뤘던 단지들이 많았고 미룰 수가 없어서 사업을 하고 있다"며 "규제지역으로 지정되었더라도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1월 분양 물량은 총 4만7837가구로 2021년 12월(5만9447가구) 이후 가장 많다. 이 중 수도권 분양물량은 3만8833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경기도 분양 물량이 72%를 차지하고 있다. 광명시 광명동 힐스테이트광명11(4291가구),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안양자이헤리티온(1716가구), 경기 의왕시 의왕시청역SK뷰아이파크(1912가구) 등도 청약을 앞두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규제지역에서의 청약 성적과 미분양 수치들이 전반적으로 준수하게 확인되는 만큼, 건설사들은 규제지역 여하와 상관없이 올해 연말까지 수도권 위주의 공급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 2026년 사주·운세·토정비결·궁합 확인!
▶ 십자말풀이 풀고, 시사경제 마스터 도전! ▶ 속보·시세 한눈에, 실시간 투자 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