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일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첨단산업과 혁신을 주도하는 양국이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나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안보, 교역·투자, 인공지능(AI), 첨단기술, 녹색경제, 에너지 전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실질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가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통령은 “우리 양국은 공통점이 많다. 국토가 협소하고 자원이 부족하고 지정학적 환경이 어렵지만 인적 자본과 개방된 자유무역 질서를 토대로 놀라운 성장을 이뤄냈다”고 양국 간 유사점을 짚었다. 이어 “최근 들어 양국의 발전을 가능하게 했던 국제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이런 중요한 시기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것은 양국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저는 한국과 싱가포르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왜 진작에 수립하지 않았나 의아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양국이 전략환경 변화에 대응한 안보협력, 자유무역 질서 위기에 대응한 경제 협력과 인적 교류, 산업환경 변화에 대응한 인공지능 첨단기술 협력에 방점을 두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추진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에 웡 총리도 “말씀하신 것처럼 싱가포르와 한국은 유사한 점이 매우 많다”면서 “전략적 파트너십으로의 격상이 왜 이제야 이뤄졌는지 저도 의문스럽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도 웃음으로 화답했다.
웡 총리는 이어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을 환영하며 앞으로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되길 바란다”며 “녹색산업, 디지털 산업, 그밖에 신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는 많은 부문에서 협력의 여지가 많다. 또 국방과 안보 측면에서도 협력의 여지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와 한국의 국가전략, 철학, 미래에 대한 전망이 유사하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어려움에 처한 글로벌 시장에서 역내 파트너로서, 글로벌 파트너로서 함께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웡 총리는 지난달 29일 공식방문 형식으로 방한해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이번 회담은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련된 양자 정상 외교 일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현관에서 웡 총리를 직접 맞이한 뒤 방명록 서명과 기념촬영을 진행하고 회담에 들어갔다. 정상회담 후 양국 정부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회담 결과를 공동 발표했다. 이를 통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양국 관계를 격상하고 이에 기초해 변화하는 경제와 안보 환경에 대처하는 한편, 첨단기술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인적 교류도 확대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안보 분야에서는 방위산업 기술 공동 연구를 더욱 확대하고 온라인 스캠 등 초국가 범죄 근절을 위해 선진 디지털·금융 인프라를 활용한 정책적 협력과 법 집행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후 두 정상은 대통령실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대통령실은 웡 총리가 평소 싱가포르의 대표적 서민 음식 문화인 ‘호커센터’의 해산물 요리를 즐기는 점을 고려해 한국 해산물과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한식 오찬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찬 메뉴에는 ▲연된장마요 비빔밥 ▲해산물 숙회 ▲콩비지·명란젓 소스를 곁들인 제주산 갈치구이 ▲전남 나주배로 만든 무알코올 칵테일이 포함됐다. 후식으로는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카야잼을 곁들인 곶감 케이크가 제공됐다. 케이크 위에는 양국의 국기 색상을 활용한 장식이 더해져 양국의 우호를 형상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