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미리 겪어봐야 선수들도 직접 느끼겠죠.”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을 향한 수장의 마음은 남다르다. 류지현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주어진 시간 동안 철저하게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달라질 규정들도 신속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고 있다.
2일 경기도 고양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류 감독은 “선수와 코치로 국가대표를 많이 했었다”면서도 “이제 감독이라는 자리에서 첫 대회를 치르는데, 설렘과 동시에 더 큰 책임감이 든다”고 밝혔다.
지난 2월부터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류지현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임기는 내년 3월 WBC까지다. 2025 NAVER K-BASEBALL SERIES 출전을 앞뒀다. 오는 8,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체코 대표팀과의 두 경기로 포문을 연다. 그 뒤 15, 16일엔 일본 도쿄돔에서 한일전 두 경기가 예정돼 있다. 이번 평가전은 WBC 규정에 맞춰 진행된다.
2026 WBC를 대비한 움직임이다.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2006년 초대 대회서 4강을, 2009년 제2회 대회에선 준우승까지 일군 바 있다. 문제는 그 이후부터다. 최근엔 3개 대회 연속으로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류 감독과 함께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향후 평가전은 물론, WBC 무대에서 대비해야 할 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일단 대회 공인구는 소집 훈련 첫날부터 볼 수 있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일찌감치 공수했다는 후문이다. 선수들이 익숙해질 수 있도록 투수조 훈련에도 활용됐다. 투수조장 원태인(삼성)은 “실밥 같은 부분이 2023년 WBC 때보다 달라진 감이 있다”며 “공이 미끄러운 건 날씨나 습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큰 어려움은 없겠지만, 적응하는 데 조금의 시간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이 없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국가대항전인 만큼 인간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에 매 경기 실시간으로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원태인은 “당연히 큰 변수라고 생각한다. 국제대회에선 스트라이크 판정이 워낙 큰 비중을 차지한다. (KBO리그 선수들이 주로 공략했던) 상단 스트라이크존이 안 잡아줄 수 있는 상황이 나오면 크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콕 집었다. 이어 “경기 중 심판의 성향을 빠르게 캐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나아가 불필요한 시간 지연을 최소화하는 피치 클락도 훨씬 강화된다. WBC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피치 클락 기준에 맞춘다. KBO리그의 경우 시행 첫해이기에 주자 없을 때 20초, 주자 있을 때 25초의 시간을 뒀다. MLB는 다르다. 주자 있을 때 15초, 주자 있을 때 18초로 짧은 편이다.
류 감독이 경계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ABS도 신경 쓰이지만, 피치클락은 굉장히 빨라진다”고 운을 뗀 그는 “타이트한 상황이 예상된다. 선수들이 미리 경험도 해봐야 한다. 투수와 타자들 모두 직접 느껴봐야 알지 않겠나. 이번 평가전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대표팀 훈련엔 총 34명 소집 선수들 중 22명이 자리했다.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를 치른 LG와 한화 선수들 11명은 추가 휴식 일정을 받아 4일부터 합류할 예정이다.
앞서 외야수 구자욱(삼성)과 문성주(LG)의 부상으로 대체 발탁된 국군체육부대(상무) 이재원(원소속팀 LG)은 서류 절차 등이 필요, 3일 낮 혹은 늦은 저녁 합류가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