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끝나자 '사표 수리'…이한준 LH 사장 면직안 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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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끝나자 '사표 수리'…이한준 LH 사장 면직안 재가

국정감사가 끝나자마자 정부가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지난 8월 사의를 표명한 지 두 달여 만이다. 국감 기간 중 기관장 공백을 막기 위해 사표 수리를 미뤄왔다는 '국감 방패막이용 유임'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사장은 임기를 한 달 정도 남겨두고 약 3년 만에 물러나게 됐다.

31일 LH에 따르면 이 사장의 면직안은 전날 재가됐다. LH 관계자는 "30일 밤늦게 국토교통부로부터 이 사장의 사표가 수리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사장은 지난 8월 사의를 표명했지만, 사표가 수리되지 않아 두달가량 계속 자리를 지켜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후임 인선에 2~3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주택공급 확대라는 핵심 국정과제의 공백을 막기 위한 유임 관측과 연말까지 이어지는 국감과 공급 대책 이행 과정에서 발생할 문제의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라는 해석이 맞섰다.


결과적으로 이 사장은 LH 사장 신분으로 최근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타를 모두 받아냈다. 국감이 마무리되자마자 정부가 사표를 수리하면서, 결국 '국감용 유임'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 사장은 40년가량 교통 및 주택 도시계획 분야에서 활동해온 전문가로 꼽힌다. 한양대 도시공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교통연구원 부원장과 경기도지사 정책특별보좌관,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 아주대학교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의 초기 기틀을 싼 인물로도 유명하다. 2022년 11월 임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진 LH의 수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올해 11월까지였다.


그는 취임 직후 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 사고를 수습하며 부실시공과 전관 카르텔 관행 개선을 이끌었고 3기 신도시 신속 조성, 공공주택 품질 고급화 등을 추진했다. 그 결과 3년 연속 '미흡(D)' 등급에 머물렀던 LH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성적을 '우수(B)' 등급(SOC 공기업 중 1위)으로 끌어올리며 조직 신뢰 회복과 경영 안정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사장은 이임사에서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에 빠져있던 LH를 변화시키겠다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취임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부실시공과 전관 카르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고,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통합 출범한 지 16년이 지나도록 여전했던 나눠 먹기 인사와 칸막이로 인한 잘못된 조직문화를 바꾸고자 온 힘을 다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만을 바라보며 LH를 신뢰와 사랑의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는 견마지로(犬馬之勞)의 초심으로 여기까지 달려왔다"며 "이제 그 무거웠던 여정을 마무리 지으며, 새로운 분야에서 저의 도움이 필요한 분을 섬기고 국가발전을 위해 저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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