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고급주택 '한남더힐'도 오는 20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묶인다. 지난달 175억원에 신고가를 기록한 초고급 주택인데, 단지 내 일부가 연립주택으로 구분되면서 토허구역에서 제외됐던 곳이다.
정부가 15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따르면 이번 대책에는 서울 25개 자치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정부는 규제 적용 대상 단지를 확대했다. 서울 내 아파트 또는 동일 단지 내 아파트가 1개 동 이상 포함된 연립주택은 토허구역에 포함하도록 했다.

하나의 아파트 단지 안에서도 연립주택 또는 오피스텔로 분류돼 규제를 받지 않았던 16개 단지가 새롭게 토허구역에 들어왔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국부동산원을 통해 건축물대장상 용도에 대한 전수조사를 했다"며 "한남더힐 등 연립주택이 섞인 일부 단지가 규제에서 비껴갔던 점을 고려하는 취지에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한남더힐은 32개 동 중 11개 동이 4층 이하여서 연립주택으로 구분된다. 이 탓에 지난 3월 용산구가 토허구역으로 묶였으나, 한남더힐 11개 동은 규제구역에 포함되지 않았고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한남더힐은 지난달 전용면적 242.20㎡가 175억원에 신고가를 쓴 초고가 주택이다. 1년 만에 약 55억원이 뛰었다. 한남더힐 매수자는 이번 규제로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2년간 실거주 의무도 지켜야 한다.

아파트와 섞인 고급 오피스텔도 새롭게 규제 대상이 됐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가 대표적이다. 이 단지의 경우 아파트(1294가구), 오피스텔(202실)이 한 단지 내에 섞인 주상복합으로, 오피스텔 202실이 토허구역에서 제외됐었다.
반면 같은 고급 주택이면서도 아파트가 1개동도 없는 연립주택이나 오피스텔은 규제 대상에서 빠졌다. 대표적인 예가 한남동 유엔빌리지 내 위치한 고급 연립주택들이다. 유엔빌리지는 고급 빌라가 밀집한 지역으로, 힐탑트레져 등 아파트 단지가 포함됐지만 하나의 필지로 묶이지 않아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해당 지역 내 고급 빌라로는 유명 건축가인 승효상 씨가 대표로 있는 이로재종합설계에서 설계를 한 '상월대'가 있다. 상월대는 건축물대장상 연립주택으로 분류되며 지난 3월 전용면적 167.17㎡ 매물이 48억2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유엔빌리지 초입에 위치한 한남유림빌라도 연립주택으로 분류돼 규제에서 빠졌다. 이 빌라는 지난 3월 전용면적 174.7㎡ 매물이 50억에 손바뀜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 위치한 고급 오피스텔 '송파구 시그니엘 레지던스'도 토허구역에서 비껴갔다. 현재 시그니엘 전용면적 190㎡는 호가 100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전문가는 토허구역으로 묶인 고급 주택들의 매매 거래가 일시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수석전문위원은 "하이엔드 시장은 실거주 수요가 많고 대출 의존도가 높지 않아 토허구역으로 묶여도 살 사람은 산다"면서도 "강도 높은 규제가 시작된 만큼 가격 하락을 염두에 두고 관망하는 수요자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거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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