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소득 대비 부동산 세계 1위"…통계와는 온도차[부동산At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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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소득 대비 부동산 세계 1위"…통계와는 온도차[부동산AtoZ]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국무회의에서 "국민소득 대비 부동산 가격이 국제적으로 아마 1등일 것"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최근 통계와 전문가 분석을 종합하면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추가 규제 발표를 앞둔 정치적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발표한 '2023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 서울 자가가구의 PIR(Price to Income Ratio·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은 중윗값 기준 13배로 집계됐다. PIR은 소득을 전액 저축할 경우 주택 구입에 필요한 기간을 의미한다. KB부동산의 2025년 2분기 중위가격 기준 PIR는 10.5배, 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2025년 4월 PIR 통계는 8배로 기관별 수치가 조금씩 엇갈린다.


수치 자체가 낮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세계 1등'이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PIR은 산정 단위(도심·광역권·국가)와 대표값(평균·중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며 "국제적으로 신뢰할 만한 데이터가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서울이 뉴욕 등 선진국의 주요 도시와 비교해 과도하게 높은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실제로 소득 대비 집값을 비교할 만한 국제 통계는 찾기가 어렵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신뢰할 만한 기관들이 따로 PIR을 집계하지는 않는다. 글로벌 국가·도시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에서 서울 PIR은 27배로, 세계 15위 수준에 달한다. 그러나 이 사이트는 사용자가 직접 입력하는 방식의 한계로 학계에서 신뢰도가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박합수 건국대 교수는 "서울의 PIR이 8~13배로 낮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국가별 산정 방식, 공공주택 비중, 주택 유형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국제 순위를 매기는 것은 무리"라며 "정확한 비교를 위해선 동일한 기준의 데이터와 시계열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KB부동산의 통계로 보면 서울의 PIR은 2022년 2분기 14.8배로 정점을 찍은 뒤 하향 추세를 보였다. 올해 2분기에는 10.5배였다. 아파트 가격이 높아졌음에도 서울 아파트를 구매하는 사람들의 소득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나증권은 올해 상반기 발표한 보고서에서 서울 PIR 수준이 무작정 '고평가'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특히 소득 상위 10% 가구 기준 서울의 PIR은 4.9년, 전국 평균은 3년 내외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서울에 3.3㎡(평)당 1억원의 아파트를 누가 사는 건가 싶겠지만, 형편에 맞는 사람이 사는 것"이라며 "상위 2%(강남 3구 아파트)와 상위 10%의 시장(서울 아파트)은 상위 2%, 상위 10%의 구매자의 영역이며, 그들의 형편에 맞추어 비싼지 싼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대통령 발언이 정부의 추가 규제 발표를 앞둔 정치적 포석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창무 교수는 "규제 명분 쌓기용 신호로 읽힐 여지가 있다"며 "정책 당국은 통계와 근거를 명확히 제시해 시장의 오해와 불안을 키우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합수 교수도 "정책 신뢰 유지를 위해선 무작정 공포를 조장하기보다 구체적 지표와 대책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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