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이 재점화하며 미국 뉴욕 증시가 급락한 여파로 13일 한국 증시는 하락 출발이 예상된다. 특히 미국 반도체주가 큰 폭으로 밀린 점이 국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78.82포인트(1.90%) 내린 4만5479.60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82.60포인트(2.71%) 떨어진 6552.51, 나스닥지수는 820.20포인트(3.56%) 하락한 2만2204.43에 거래를 마쳤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도 3.01% 내렸다. S&P500과 나스닥의 낙폭은 지난 4월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격적인 관세 정책 발표 이후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산 제품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 발언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움직임을 '적대적 행위'로 규정하며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에서 시진핑(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 순간 검토하는 정책 중 하나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이라며 "마찬가지로 다른 많은 대응 조치도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상 최고치 경신 흐름을 이어가던 나스닥지수는 이 발언 직후 급락세로 돌아섰다. 이에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도 22.44까지 치솟으며 지난 6월 19일 이후 4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요 기술주와 반도체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엔비디아(-4.95%), 테슬라(-5.06%), 아마존(-4.99%), 애플(-3.44%), 메타(-3.83%)가 모두 큰 폭 하락했고, AMD(-7.80%), 브로드컴(-5.91%) 등 반도체 종목도 타격을 입었다.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과 대규모 수요처로서 주요 역할을 해온 만큼 관세 인상 우려가 곧바로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10일째 지속 중인 미 연방정부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사태도 악재로 작용했다.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이날 SNS를 통해 "인력 감원 절차가 시작됐다"며 연방정부 공무원 해고 조치에 착수했음을 시사해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이에 13일 국내 증시는 개장 직후 3% 이상 하락하며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주가 상승을 주도했던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이날 "코스피가 3600을 돌파하면서 12개월 선행 PER가 11.8배를 상회하고 있어, 밸류에이션 부담 또한 차익 실현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2기 하에서의 분쟁 양상이 일정 기간 대립 이후 일부 갈등이 해소되는 패턴을 반복해 온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초기 긴장 국면이 완화되고 협상 테이블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국내 증시에서 단기 주가 조정은 불가피하더라도 반도체 업종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매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 2026년 사주·운세·토정비결·궁합 확인!
▶ 하루 3분, 퀴즈 풀고 시사 만렙 달성하기! ▶ 속보·시세 한눈에, 실시간 투자 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