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황금연휴를 마치고 개장한 코스피가 사상 첫 3600선을 돌파하며 파죽지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또 한 번 랠리 선봉에 서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10일 오전 9시 2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56포인트(1.58%) 오른 3605.21에 거래됐다. 앞서 48.90포인트(1.38%) 상승한 3598.11로 출발한 지수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확대되면서 사상 처음으로 3600 고지를 밟았다. 장기 연휴를 앞둔 지난 2일 사상 첫 3500을 돌파한 데 이어 재차 기록을 경신한 셈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4634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증시를 견인할 동안 개인과 기관은 각각 408억원, 4244억원을 내다 팔았다. 다만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3400억원가량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상승세를 이끈 건 코스피 '쌍두마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반도체 업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각각 5.28%, 7.96% 뛴 9만3700원, 42만7000원에 거래되며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에 반도체 업종은 6%대 상승률 기록하며 전체 업종 가운데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 전 공개된 오픈AI와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계약을 통해 확인된 반도체 수요 전망은 국내 반도체 업체 실적이 적어도 2027년까지 크게 개선될 가능성을 높여준다"며 "올해 반도체 업체들의 영업이익은 70조원, 내년에는 95조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긴 연휴 기간 미국, 일본 등 주요국 증시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강세장을 펼친 만큼 한국 증시 역시 당분간 반도체주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우리 증시에서는 반도체·전력인프라, 인바운드 소비재 등 연휴 기간 뉴스의 수혜업종과 그렇지 않은 업종 간의 괴리가 커질 것"이라며 "이후에는 기술주 과열, 관세 협상, 셧다운 장기화 문제, 실적시즌 등을 소화하는 시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 시총 상위권은 다소 혼조세다. LG에너지솔루션이 10% 넘게 빠지는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5.20%), KB금융(-3.42%), HD현대중공업(-2.84%), 현대차(-0.45%)가 하락세다. 반면 NAVER(6.52%), 두산에너빌리티(4.48%), 삼성바이오로직스(0.50%)는 상승세다. 이날 코스피와 함께 상승 출발한 코스닥 역시 뚜렷한 매수 주체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약세로 전환했다.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투자 심리가 일부 위축된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23.0원 급등한 1423.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환율 급등이 잠재적인 악재로 거론되는 가운데 향후 셧다운 발 매크로 불확실성, 9월 이후 주가 폭등 부담, 반도체 업종 단기 쏠림 현상 해소 가능성 등으로 일시적인 가격 되돌림이 발생할 수 있다"며 "그러나 AI 모멘텀, 3분기 실적 및 정책 기대감 등을 고려할 때 상승 추세는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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