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자민당 총재 차기 총리 후보로 떠오르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에 대한 시장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높은 물가 수준과 정부 부채 추가 확대 등이 제약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엔 캐리 트레이드란 금리가 낮은 엔화 자금을 빌려 금리가 높은 다른 나라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10일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자민당은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오는 15일 예정된 국회 총리 지명선거를 거쳐 다카이치 총재가 총리에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카이치 총재의 부상에 금융시장 변동성은 확대됐다. 자민당 총재 선거 후 일본 주가는 급등했으며 엔화 가치는 빠르게 하락했다. 일본 국채 금리는 장기물을 중심으로 큰 폭 상승했다.
이 연구원은 "경제 정책과 관련해 대담한 금융정책, 신속한 재정정책, 신성장전략의 3개의 화살을 추진했던 '아베노믹스'를 계승할 전망이다.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예고한 것"이라며 "달러 대비 엔화 약세 및 저금리 정책 기조를 활용해 일본발 글로벌 유동성 공급 확대가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다만 엔 캐리 트레이드에 대한 기대는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여타 주요국과 달리 일본은행은 통화 정책 결정에 정부와 공조를 지속해왔다. 따라서 금리 인상은 지연되고 완화적인 정책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이전과는 다른 높은 물가 수준, 정부 부채 확대 가능성 등의 환경을 고려하면 엔 캐리 트레이드에 대한 기대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최근 쌀 가격이 안정되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세도 둔화 흐름을 나타내고 있지만, 일본 물가는 일본은행 목표치를 넘어 과거 대비 여전히 과도하게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며 "여기에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수입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의 재정건전성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일본 정부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50% 수준으로 주요 선진국뿐만 아니라 재정위기를 겪은 여타 신흥국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라며 "부채 관리보다 저성장 탈피를 우선시하는 정책 기조에 재정적자 확대 우려가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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