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유럽 증시는 소폭 상승하며 마감했다. 방위산업, 제약, 금융업종의 호조세로 반등했지만 각 국가의 재정문제와 국채금리 상승 우려로 상승폭은 제한됐다. 9월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남은 만큼 국내 증시의 반등 여부가 주목된다.
1일(현지시간)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3% 오른 551.43에 마감했다. 독일 DAX 지수와 영국 FTSE 지수는 각각 0.57%, 0.10%씩 올랐다. 프랑스 CAC지수도 0.05% 상승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언장담과 달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유럽 측에서 우크라이나 다국적 파병을 구체화하고 무기대출기금으로 무기 생산, 구매를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럽 방산 분야에 자금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증시는 노동절 연휴로 휴장했다. 달러의 경우 약세를 이어갔다. 전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93.70원을 기록했다. 미국 법원이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제동을 걸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고용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일단은 9월 금리 인하가 예정대로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왔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각각 0.94%, 1.0% 올랐다. 금 선물도 1% 가까이 오르며 온스당 3545달러에 거래됐다. 다만 금리 인하 기대감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11만달러를 밑돌며 횡보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는 전날 반도체주들이 트럼프 정부의 장비 반입 규제로 급락세를 겪었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3.01%)와 SK하이닉스(-4.83%)도 모두 3% 이상 하락했다. 관세 영향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국내 미국 수출 둔화는 여전히 부담이다.
다만 유럽 정치 불확실성 완화, 미국 선물시장 상승 등에 전날 급락한 반도체주 중심으로 기술적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방산주도 전일 급등 부담이 있었지만 유럽발 방산 재료가 다시 주가를 지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8월 수출상 관세 충격 확인 과정에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소매판매,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주요 지표의 시장 눈높이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눈높이가 내려갈수록 실제 이벤트를 치를 때 쇼크를 기록할 가능성이 작아질 수 있고, 이는 증시 추세 훼손의 리스크를 제한시켜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