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한 돈(3.75g) 시세가 70만원에 육박하는 등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가운데 주요 건설사들이 여전히 '황금 포상'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상징적 의미'가 강했지만, 최근 금값이 뛰면서 황금 포상을 기대하는 직원들이 많아졌다. 반면 일부 기업은 제도 자체를 손질하거나 폐지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업계에서 가장 정형화된 금 포상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근속 10년 차 직원에게 순금 5돈을 지급하고, 이후 5년마다 5돈씩 늘려 35년 차에는 30돈을 포상한다. 삼성금거래소에 따르면 25일 금 한 돈의 기준가격은 67만8300원이다. 35년간 현대건설에 다닌 직원이 받는 30돈을 환산하면 2034만원이 나온다.
한화 건설부문도 금 포상의 규모가 크다. 10년 근속 시 10돈, 20년 20돈, 30년 30돈을 지급한다. 한화그룹 계열사 전체가 유사한 포상 체계를 공유한다. DL이앤씨도 30년 근속 시 10돈을 지급하는 등 근속 연차별 금 포상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골드바' 대신 '금메달'로 지급하는 회사도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10년 이상 근속자를 대상으로 5년 주기로 금메달을 제공한다. GS건설은 20년·30년 장기근속자에게 순금 메달을 지급한다.
돌잔치나 결혼식에서 금을 선물하는 관습처럼 '큰 마음을 전하는 상징'으로 금을 사용해오다, 제도로 뿌리내렸다. 금은 실물 자산으로서 가치가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 또 수령 시 세금 부담이 적어 기업과 직원 대부분이 만족한다.
'황금 포상'의 전통을 유지 중인 건설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컸다면 최근에는 가격이 많이 오른 덕분에 보상 체감효과도 커졌다"고 했다. 대부분 직원들은 장기근속에 대한 예우로 주는 금을 소장하는 편이지만 '현금화'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중고거래 사이트에 '장기근속 골드바' 판매 게시글이 종종 올라온다.

직원들의 선호와 달리, 금 포상을 없앤 곳도 있다. 대우건설은 과거 장기근속자를 대상으로 금 포상을 했다가 여행 상품권을 주는 것으로 바꿨다. 최근에는 현금을 지급한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혜택 중심으로 제도를 전환했다"며 "세대별 선호 차이를 반영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최근 1년간 금값이 50% 이상 급등하자, 금 포상을 폐지한 곳도 생겨나고 있다. 엔지니어링 업계의 경우 금을 주는 기업이 거의 사라졌다. 아직 금 포상을 유지하는 주요 건설사도 지급량을 줄이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제도 폐지나 대체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금의 상징성과 전통은 여전히 크지만, 자기 계발이나 휴식 등 실질적 보상을 원하는 직원이 늘고 있다"며 "앞으로는 금 포상 대신 현금성·복지형 보상으로 바꾸는 다변화 흐름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 2026년 사주·운세·토정비결·궁합 확인!
▶ 하루 3분, 퀴즈 풀고 시사 만렙 달성하기! ▶ 속보·시세 한눈에, 실시간 투자 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