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가 2026시즌부터 로봇 심판을 부분적으로 도입한다. 사진=AP/뉴시스 드디어, 미국 메이저리그(MLB)도 로봇심판에 대한 문을 열어 젖힌다.
MLB 사무국은 24일 “2026시즌부터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리그 경쟁위원회의 투표를 통해 이뤄졌다. 사측 대표 6명, 선수 측 대표 4명, 심판 대표 1명 등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찬반 투표를 진행했고, 최종적으로 로봇심판 도입이 결정됐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성명을 통해 “ABS에 대해 팬들의 의견을 경청했고 마이너리그에서 광범위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모든 과정 전반에 걸쳐 선수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했다”며 “그동안 ABS는 지속적인 효과를 거뒀고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무국은 2022년부터 트리플A 무대에서 ABS 도입을 위한 테스트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올해는 시즌을 앞둔 스프링 트레이닝과 올스타전에서 각 팀에 2번의 챌린지 기회를 제공하는 등 MLB 무대에서도 본격적인 ABS 운영을 테스트한 바 있다.
다만, KBO리그와 같은 전면적인 로봇심판 도입은 아니다. 특정 투구에 대해서만 판독을 요청하는 챌린지 시스템이 운영될 예정이다.
각 팀은 매 경기 2개의 챌린지 기회를 부여 받는다. 챌린지를 통해 판정이 번복될 경우 기회는 유지되고, 판정이 바뀌지 않으면 기회는 사라진다. 정규 이닝에서 기회를 모두 소진하고 연장에 돌입하게 되면 10회에 1번의 기회를 추가로 얻고, 11회에도 남은 기회가 없다면 1번이 추가된다.
롭 맨프레드 미국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사진=AP/뉴시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무엇보다 선수들이 ABS 전면 도입보다 챌린지 방식을 선호했다”며 챌린지 시스템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MLB 사무국 또한 “마이너리그에서 로봇심판을 테스트한 결과 팬·선수·감독 등 관계자들이 이 시스템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인간 심판을 원했다. 완전한 ABS 시스템 속에서 볼넷이 늘어나고 경기시간을 증가시키기도 했다”며 이유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MLB의 ABS 존은 홈플레이트와 같은 넓이(17인치)로 설정된다. 위아래 높이에 대한 기준은 각 타자의 신장이 된다. 신장의 53.5% 높이가 존 상단의 기준이 되고, 신장 27% 높이가 존 하단의 기준이 된다. 사무국은 스프링 트레닝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의 신장을 측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