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진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 이호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진우(전북 현대)의 굳히기로 막을 내릴까. 이호재(포항 스틸러스), 주민규(대전하나시티즌), 싸박(수원FC)의 역전 드라마가 펼쳐질까. 프로축구 K리그1 득점왕 경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23일 현재 K리그1 득점 선두는 14골을 터뜨린 전진우다. 이어 딱 1골 차이로 이호재와 주민규, 싸박이 추격하고 있다. 정규리그 종료까지 8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언제든 역전이 가능하다.
쫓기고 있는 전진우는 다급하다. 최근 득점 페이스가 식었다. 시즌 중반까지 18경기에 12골을 터뜨리는 등 매서운 활약을 펼쳤다. 당시 득점 2위 그룹과 큰 격차를 보이면서 생애 첫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이후 11경기에서 2골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체력 저하가 이유로 꼽힌다. 전진우는 올 시즌 29경기에 출전,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 경기 출전 기록을 쓰고 있다. 이 중 교체출전은 3경기 뿐이다. 지난 시즌 K리그2 수원 삼성에서 전북으로 이적하면서 총 28경기에 출전했지만, 절반 이상인 17경기에서 교체출전했다. 2023시즌 역시 21경기에 출전했으나 14경기가 교체 출전이다. 출전 시간이 길어지면서 체력 관리에 애를 먹었다는 뜻이다. 여기에 태극마크까지 달면서 어느 때보다 바쁜 여름을 보냈다.
다만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지난달 16일 대구FC전에서 13호골을 터트린 뒤 고개를 숙이는 모습으로 그간 부진을 사죄하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던 전진우는 30일 울산 HD전에서도 득점하며 잠든 골 감각을 깨우고 있다.
전진우가 주춤한 사이 뒷심이 강한 추격자들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중심에는 이호재가 있다. 최근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고 있다. 오른발 2골, 헤더 1골로 머리와 발을 가리지 않고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있다. 자신감이 솟았다. 지난 7월 2025 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통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당시 홍콩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렸다. 소속팀 복귀 후에도 그 기세가 이어지고 있다. 7경기에서 5골로 전진우를 맹추격하고 있다.
대전 주민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FC 싸박.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주민규도 다시 불씨를 살린다. 올 시즌 첫 11경기에서 8골을 터뜨렸으나 이후 긴 슬럼프에 빠졌다. 6월을 기점으로 10경기에서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득점왕 경쟁에서 멀어질 때쯤 다시 이름을 각인시켰다. 지난 20일 대구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포효했다. 30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득점왕에 올랐던 2023시즌의 기억을 떠올린다. 당시 울산 소속으로 최종 10경기에서 4골을 몰아치며 역전 타이틀 획득에 성공한 바 있다.
싸박도 경쟁에 불을 붙인다. 최근 9경기에서 8골을 몰아쳤다. 다만 어깨가 무겁다. 호흡을 맞췄던 동료 윌리안이 스포츠 탈장으로 이탈했다. 여기에 강등 위에 놓인 팀도 구해야 한다. 몰아치기도 가능하지만, 침묵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동료의 지원을 얼마큼 받느냐에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