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담뱃불, 이란 반정부 시위 격화…신권정치 무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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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담뱃불, 이란 반정부 시위 격화…신권정치 무너지나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여성들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에 불을 붙여 담배를 피우는 영상이 연일 공유되고 있다. 이란 사회의 금기를 깨뜨린 사진과 영상이 다수 게재되면서 이번 시위가 격화하는 모습이다. 이란에서 최고지도자에 대한 불경죄는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중죄이고, 공공장소에서 여성의 흡연 역시 이슬람 율법에 따라 엄격히 금지된다.


18일로 21일째를 맞이한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민생고 해결을 촉구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은 이제 이란 체제의 근간인 신권정치를 정조준하고 있다.



시위는 경제적 고통이 가중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란 경제는 최근 3년째 고물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란 인플레이션율은 2025년 10월 기준 48.6%로 상승했다. 2023년 44.6%, 2024년 32.5%로 지속해서 높아졌다. 이란 리알화 환율은 지난해 말 기준 달러당 142만 리알까지 급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5년 이란과 미국 등 서방의 이란핵합의(JCPOA)가 타결됐을 때 환율이 달러당 3만2000리알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10년 만에 화폐 가치가 44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이란은 1979년 혁명으로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린 뒤 더 엄격한 신권정치 체제를 도입했다. 신권 정치란 '신에 의한 정치'란 의미로, 직업적 종교인이 이를 대리해 수행하는 정치를 뜻한다. 이슬람 율법에 의해 최고지도자가 헌법수호위원회와 함께 행정·입법·사법을 모두 통치한다. 대통령으로 선출돼도 최고지도자 승인 없이는 권한 행사가 제한된다. 사실상 독재체제다.



1989년 집권 후 독재 체제를 견고하게 다져왔던 하메네이 정권은 지난해부터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가 재집권 하면서 이란에 더 강력한 제재가 가해졌고 원유, 천연가스 수출이 완전히 막히면서 이란 경제는 어려움에 부닥쳤다. 지난해 6월엔 이스라엘이 이란 신정체제 수호를 위한 최정예 부대인 이란혁명수비대(IRGC)를 집중적으로 타격하면서 가장 강력하다고 여겨졌던 하메네이의 권력 기반이 붕괴했다.


이번 시위로 수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개입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의 교수형을 중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즉각적인 미군 개입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미국의 군사 행동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과 참모진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대통령에게는 모든 선택지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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