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챗GPT]작년 하반기 금융당국의 예금자보호한도 확대 이후 2금융권으로의 ‘머니무브’가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정반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증시 강세로 수신 금리의 매력도가 낮아진 데다 2금융권의 건전성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자금 유입 동력이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1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금융권(저축은행·신협중앙회·새마을금고·상호금융) 수신 잔액은 △작년 9월 1037조9496억원 △10월 1037조8324억원 △11월 1031조9861억원으로 예금자보호한도가 늘어난 9월 이후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두 달 사이 감소액은 5조9635억원에 달한다.
특히,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9월 105조165억원에서 11월 100조5900억원으로 4조원 넘게 빠졌다. 새마을금고도 같은 기간 260조5279억원에서 257조5626억원으로 약 3조원 줄었다.
예금자보호한도 확대 이후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상호금융권으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시장 관측과 달리, 실제로는 예수금이 빠져나가는 ‘역(逆) 머니무브’가 나타난 셈이다.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 강화를 이유로 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기관의 예금자보호한도를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한 바 있다.
2금융권 수신 감소의 주요인으로는 증시 강세에 따른 투자 수요 확대가 꼽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주식시장 상승 흐름 속에 소비자들이 자금을 투자상품에 배분하면서 2금융권 예금 금리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축소로 인한 운용 여력 감소도 수신 잔액 하락의 배경이 되고 있다. PF 리스크 관리 강화로 2금융권은 예금을 받아도 안정적으로 운용할 대출처 확보가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고금리를 기반으로 한 공격적 수신 전략도 힘을 잃었다. 결국 연체율 상승, 건전성 불신 등 리스크 요인이 확대되며 예금자들은 보호 한도 자체보다 금융기관의 안정성을 더 중요하게 고려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준금리가 고점에 머무는 환경에서 시중은행, 국채, 머니마켓펀드(MMF) 등 더 안전하고 유동성이 높은 대체처로 자금이 이동했고, 생활비와 투자자금 등 실수요 인출도 늘었다”며 “신뢰 회복이나 건전성 개선이 없다면 2금융권으로의 머니무브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2금융권 예수금 이탈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금자보호한도가 올라가면 금융기관이 예금보험공사에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라며 “이는 오히려 2금융권의 비용 부담을 키워 수신을 공격적으로 늘리기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정윤영 기자 yuniejung@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