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소재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연합뉴스]금융감독원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BNK·DGB·JB 등 8대 은행지주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특별점검에 나선다. CEO 승계 절차와 이사회 독립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집중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14일 금감원은 이달 중 8개 은행지주 전반의 지배구조 운영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규나 조직 등 외형적 요건보다는 이사회와 사외이사의 실제 활동 내역을 중심으로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특별점검은 최근 이찬진 금감원장이 밝힌 수시검사 확대 방침과도 맞닿아 있다. 이 원장은 지난 5일 신년 인사회에서 "BNK금융지주 수시검사 결과에 따라 다른 금융지주로 검사를 확대할지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 또한 금융지주 지배구조에 대해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소위 관치금융의 문제로 정부에서 직접 관여하지 말라고 해서 안 하는데, 가만 놔두니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 멋대로 소수가 돌아가며 계속 지배권을 행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찬진 원장도 금융지주 이사회를 '참호 구축'이라며 지적했다.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은 지난 2023년 12월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마련하고, 이를 2024년부터 행정지도로 본격 시행해 왔다. 다만 2년여간 행정지도에 불구하고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서 모범관행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고, 형식적으로만 이행되거나 운영 단계에서 편법적으로 우회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잘못된 지배구조 운영 사례도 제시했다. BNK금융지주는 CEO 후보자 서류 접수 기간을 달력상 15일로 설정했지만, 실제 영업일은 5일에 불과해 후보 검증이 형식에 그쳤다. 하나금융지주는 CEO 롱리스트 선정 직전 사외이사 재임 가능 연령을 만 70세로 상향 조정해 현 회장에게 유리하게 규정을 변경했다.
신한은행은 이사회 구성 관리지표인 BSM(Board Skill Matrix)을 운용하면서 전문성 항목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이사회 다양성을 왜곡했다. 이와 함께 신한금융지주는 사외이사 평가 시 설문 방식으로만 평가하고 결과도 전원 재선임 기준 등급(우수) 이상을 부여한 점이 지적됐다.
금감원은 이번 특별점검 결과를 토대로 은행지주별 우수 사례와 개선 필요 사항을 도출해 오는 16일 추진 예정인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 논의에 반영할 계획이다.
한편, 금감원은 조직개편 이후 은행 부문 첫 지시로 우리 금융 지주 손태승 전 회장의 부당대출과 관련 제재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은행은 2020년 4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법인과 개인사업자에게 특혜성 대출을 해준 의혹을 받고 있다. 손 전 회장 연루 부당대출 730억원을 포함해 총 2334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이 확인됐고, 전·현직 고위 임직원 27명이 연루됐다. 특히 손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의 60% 이상이 현 경영진 체제에서 이뤄져 지주 차원의 내부통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주경제=이서영 기자 2s0@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