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2040년 의사 수가 최대 1만8000명 가까이 과잉 공급될 것이라는 자체 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13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대한예방의학회, 한국정책학회와 공동으로 '정부 의사인력수급추계의 문제점과 대안' 세미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박정훈 의협 의료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날 보건복지부 장관 소속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의 분석에 대해 "중요한 변수인 의사의 실제노동량과 인공지능(AI)의 영향 등이 굉장히 보수적으로 반영됐다"며 "의협 등 의료계에서는 입원과 외래의 실제 업무량을 반영한 노동량을 산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관련 자료가 부족해 진료비 기준으로 업무량이 산출됐고 그 결과 입원 시 사용되는 고가의 검사·장비비 등이 업무량으로 환산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추계위는 2040년 기준 부족한 의사 수를 5704∼1만1136명이라고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에서 부족분 하한선을 700명 가까이 줄어든 5015명으로 보고한 바 있다. 인용 데이터 최신화 과정에서 수치가 바뀌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의료계에선 부정확한 추계에 따른 결과라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박 연구원은 이번 미래 의사 수요·공급 자체 추계에서 의협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의사 노동시간(연간 2303시간)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의사 노동시간을 주 40시간(연간 2080시간)으로 가정한 경우 2035년 활동 의사 수는 15만4601명, 2040년은 16만4959명으로 나타났다.
같은 노동시간에 의료이용 적정화와 효율적 자원활용 등 의료혁신 보건의료 정책 변화 시나리오를 추가로 적용한다면 필요 의사 수는 2035년 14만634명, 2040년 14만6992명에 그쳤다.
이같은 추계에 따르면 2035년에는 최대 1만3967명, 2040년에는 1만7967명까지 의사가 과잉 공급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 의협의 입장이다.
의협은 추계위가 사용한 시계열 분석 모형(ARIMA) 모델을 적용한 추계 결과도 공개했다. 다만 추계위가 추계에 넣는 과거 데이터의 기간을 2000∼2024년분으로 잡은 것과 달리 2010~2023년분으로 잡았다. 데이터 이용 기간이 길면 길수록 입원일 수 기울기가 커져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한다는 이유다.
그 결과 의협 모델에서는 필요 의사 수가 2035년 14만305명, 2040년 14만7603명이 나왔다. 추계위 결과는 2035년 13만8206명, 2040년 14만9273명으로 2035년을 기준으로 보면 의협 결과가 더 크지만, 추계위보다 미래 증가율이 더 완만하다는 주장이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수급 추계 모델 결과가 시점에 따라 매우 다르고, 외국에 비해 크게 적은 변수를 넣어 추계를 급하게 진행했다"며 "흠결이 있는 추계 결과를 통해 정책을 강행한다면 협회는 물리적 방법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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