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켑카가 2023년 5월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활짝 웃고 있다. LIV 골프와 결별한 켑카는 이달 말부터 PGA 투어 대회에서 뛰게 됐다. EPA연합뉴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4대 메이저 대회에서 5승 이상 거둔 선수는 21명에 불과하다. 잭 니클라우스가 18승으로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타이거 우즈가 15승으로 2위다. 하지만 현재 투어에서 활발히 뛰고 있는 선수로 좁히면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 LIV 골프에서 뛰던 브룩스 켑카(35·미국) 두명뿐이다. 지난해 마스터스를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의 마지막 퍼즐을 맞춘 매킬로이는 통산 29승중 5승을 메이저에 일궜다. 켑카는 단 9승중 5승을 메이저에 달성했는데 US오픈에서 2승(2017·2018년), PGA 챔피언십에서 3승(2018·2019·2023년)을 이뤘다. 켑카가 ‘메이저 사냥꾼’으로 불리는 이유다. 지난달 LIV 골프와 결별을 선언한 켑카가 ‘1년 출전 정지 징계’ 없이 이달 말부터 PGA 투어에 복귀한다. PGA 투어는 13일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에게 투어에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는 ‘복귀 회원 프로그램’을 신설했다”며 “켑카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달 말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서 복귀전을 치른다”고 발표했다.
PGA 투어는 “복귀 회원 프로그램은 최고의 선수들이 함께 경쟁하는 모습을 원하는 팬들의 요구를 보여주는 조사 결과에 따라 신설됐다”며 “이는 PGA 투어를 더 강하게 만드는 노력이자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매주 PGA 투어에서 경쟁하기를 원하는 팬들에 대한 우리의 약속”이라고 밝혔다. PGA 투어는 또 “이 프로그램은 2026시즌에만 적용하며 올해 2월 2일까지 프로그램 조건을 수락할 수 있는 선수들이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룩스 켑카. AP연합뉴스 켑카는 2021년 슬개골 탈구와 인대 손상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고 이후 긴 부진에 빠졌다. 그가 탈출구로 선택한 것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자본이 운영하는 LIV 골프다. 켑카는 2022년부터 LIV 골프에서 뛰며 개인전 5승을 거둘 정도로 건재를 과시했다. 하지만 지난달 LIV 골프와 상호 합의로 계약을 해지했고 이후 PGA 투어 복귀설이 흘러 나왔다. PGA 투어는 그동안 LIV 골프로 이적한 선수들에게 1년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따라서 켑카는 최근 LIV 대회 출전 시점을 기준으로 오는 10월쯤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PGA 투어가 새로운 복귀 회원 프로그램 제도를 만들면서 켑카가 곧바로 PGA 투어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사실상 켑카를 위해 이 제도를 만든 셈이다. 이로써 켑카는 2022년 3월 발스파 챔피언십 이후 거의 4년 만에 PGA 투어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켑카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어릴 때부터 PGA 투어에서 뛰는 것을 꿈꿔왔다. 오늘 PGA 투어에 돌아오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만 복귀 선수들은 올해 페덱스컵 보너스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며, 앞으로 5년간 선수 영향력 프로그램에 따른 보너스도 받지 못한다. 또 켑카의 경우 500만달러(약 73억3000만원)의 자선기금을 내고, PGA 투어와 협의해 기부처를 정하기로 했다.
PGA 투어에 따르면 복귀 프로그램의 적용 대상은 투어에서 최소 2년 이상 활동을 중단했던 선수중 2022~2025년 4대 메이저 대회와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자들이다. 대상 선수는 켑카 외에 현재 LIV 골프 소속인 세계 1위 출신 욘 람(32·스페인), 브라이슨 디섐보(33·미국), 캐머런 스미스(33·호주) 등이 있어 이들의 PGA 투어 복귀도 추진될지 주목된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