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12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세로 마감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형사 기소 가능성에 직면했다는 소식에 장 초반 주가가 하락했지만, 투자자들이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에 대한 우려를 점차 떨쳐내며 증시는 반등에 성공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처음으로 시가총액 4조달러를 돌파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6.13포인트(0.17%) 상승한 4만9590.1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0.99포인트(0.16%) 오른 6977.27로 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2.558포인트(0.26%) 상승한 2만3733.904에 거래를 마쳤다.
증시는 장 초반 워싱턴 D.C. 연방검찰청이 파월 의장을 상대로 의회 위증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으로 하락했다. 중앙은행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고, 달러화와 장기 국채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이른바 '셀 아메리카' 조짐도 나타났다.
그러나 이후 투자자들은 이번 사안이 미칠 영향을 제한적으로 판단하며 다시 매수에 나섰고, 증시는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이번 사안은 매우 중요하지만 투자자들은 이 조치가 결국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고 행정부가 긴장 완화를 위한 출구 전략을 모색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월 의장은 전날 성명을 통해 Fed가 지난 9일 미 법무부로부터 소환장을 받았으며, 지난해 6월 Fed 본부 리모델링과 관련해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했던 자신의 증언과 관련해 형사 기소 가능성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Fed 본부 리모델링 비용이 과도하다며 파월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으머, 정치권과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수사가 금리 인하 요구에 응하지 않는 파월 의장에 대한 압박이라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파월 의장은 성명에서 "이번 사안은 Fed가 증거와 경제 상황에 근거해 금리를 계속 결정할 수 있을지, 아니면 통화정책이 정치적 압력이나 협박에 의해 좌우될지를 가르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전직 통화·재무당국 수장들도 트럼프 행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파월 의장에 대한 형사 조사 보도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약화시키기 위해 기소 권한을 동원하려는 전례 없는 시도"라며 "이는 제도적 기반이 취약한 신흥국에서 나타나는 통화정책 결정 방식으로, 인플레이션과 경제 전반의 기능에 심각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해 왔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파월 의장 수사 향방과 함께 Fed의 통화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주요 경제 지표도 주시하고 있다. 13일에는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4일에는 소매판매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공개될 예정이다. Fed는 노동시장 둔화 조짐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세 차례 연속 총 0.75%포인트의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이달에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금리를 연 1%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고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에는 금융주를 시작으로 어닝 시즌도 본격 개막한다.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이 분기 실적 발표할 예정이다.
달러 가치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23% 하락한 98.67을 기록 중이다.
국채 금리는 강보합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1bp(1bp=0.01%포인트) 오른 4.18%를 나타내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수준인 3.54%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금값은 강세다. 금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2.27% 상승한 온스당 460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종목별로는 알파벳이 1.09% 올라 시총 4조달러를 처음 돌파했다. 애플이 자사 인공지능(AI) 서비스에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인 제미나이를 탑재하기로 한 데 따른 것으로, 알파벳은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4조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월마트는 나스닥지수 편입 소식에 3% 올랐고, 팔란티어는 시티그룹이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하면서 1.08% 상승했다. 반면 금융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신용카드 금리를 1년간 10%로 제한하자는 구상을 제시하면서,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시티그룹은 2.97% 하락했고 JP모건과 BoA는 각각 1.44%, 1.09% 내렸다. 캐피털원은 6.4% 급락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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