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부터 국고금을 디지털화폐로 지급하는 등 디지털화폐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지만, 핵심인 원화 스테이블코인(법정화폐 연동 암호화폐) 발행 주체를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핀테크 등 관련 업계는 은행 중심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글로벌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1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디지털화폐 제도화를 위해 본격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지난 9일 정부가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까지 국고금 중 4분의 1을 디지털화폐를 활용해 집행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상반기 중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에 예금토큰(지급·결제 기능을 지닌 암호화폐)을 시범 적용한다. 적격 충전기 구매·설치 확인 시에 현금화 가능한 예금토큰을 지급해 부정수급 방지 및 정산기간 단축을 꾀한다. 아울러 업무추진비 등을 예금토큰으로 지급·결제할 수 있는 전자지갑도 배포한다.
거래 편의성 제고를 위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도 추진된다. 정부는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한국은행법·국고금 관리법 등을 개정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지급·결제의 법적 근거를 올해 중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해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도 추진한다. 법안에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인의 자본력을 심사하기 위한 발행인 인가제 도입, 스테이블 코인 발행액의 100% 이상을 준비자산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규제 등이 담길 예정이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에 대한 업계 내 이견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당국이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지분이 51% 이상인 컨소시엄부터 우선 허용하자는 내용의 ‘디지털자산기본법 주요쟁점 조율방안’을 국회에 보고하자, 핀테크 등 정보기술(IT) 업체들과 금융투자업계의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업계는 스테이블코인 산업이 은행 중심으로 이뤄질 경우 혁신성을 저해할 뿐 아니라 페이팔, 서클 등 기술기업이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해외 업체들보다 뒤처질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