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좁은 국토에 하늘길을 관리하는 선장이 둘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이야기다. 업무 본질이 ‘공항 운영’으로 동일함에도 양사는 사장과 이사회는 물론, 인재개발원과 연구소까지 따로 두는 방만한 경영을 이어왔다. 심지어 해외 공항 수주전에서 정보를 공유하며 협력하기는커녕, 한국 기업끼리 서로 경쟁자로 마주하는 촌극까지 벌어진다. ‘규모의 경제’는 실종되고 ‘밥그릇’만 남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양사의 분리 운영을 전형적인 ‘고비용 저효율’ 구조로 꼽는다. 인천공항은 알짜 수익을 내지만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지방 공항 대부분은 만성 적자다. 기능은 같은데 조직이 둘이라 발생하는 낭비가 심각하다. 정권 교체기마다 임원진 자리가 정치권 인사나 퇴직 관료들의 ‘낙하산 착륙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뼈아프다. 업계에서도 기능을 통합해 중복되는 인건비와 경상비만 줄여도 수천억 원의 재정 효율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관가는 이재명 정부의 ‘침묵’에 주목한다. 현재 기관장이 공석이거나 임기가 만료된 공공기관이 88곳에 달한다. 통상 정권 초 논공행상으로 분주했을 자리들이 비어있는 건 ‘나눠먹기식 쪼개기’를 뜯어고치기 위한 의도적 동결로 해석된다. 실제 남동·동서발전 등 화력발전 5사 사장 선임 중단 역시 통폐합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88개의 빈자리는 결국 ‘누군가를 앉히기 위함’이 아닌 ‘없애거나 합치기 위한’ 공간인 셈이며, 이 칼날이 공항공사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물론 통합의 길은 험난하다. 인천공항 측은 자신들의 수익으로 지방 공항 적자를 메우는 ‘교차 보조’ 방식이 경쟁력을 갉아먹는다며 반발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청와대의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88곳의 공석을 방치하며 보내는 시그널은 명확하다. 국민 세금으로 유지되는 자리가 관료들의 노후 보장용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쪼개진 공기업들을 다시 붙여 효율을 높이는 거대한 수술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