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백승관 기자] 미국 뉴욕주가 청소년의 건강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운 다이어트 및 근육 증강 보조제 판매 제한법이 거센 법적 공방 끝에 사실상 시행의 ‘쐐기’를 박았다. 업계의 마지막 희망이었던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마저 법원에서 최종 기각되면서, 관련 업계는 초비상 사태에 직면했다.
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와 업계에 따르면, 미국 책임영양협회(CRN)가 뉴욕주의 다이어트 보조제 판매 제한법(A.5610/S.5823) 시행을 중단해 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이 최종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번 판결로 인해 18세 미만 청소년에게 체중 감량 또는 근육 형성 목적의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금지하는 뉴욕주의 규제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였다. CRN 측은 뉴욕주의 법안이 제품의 ‘성분’이 아닌 ‘마케팅 문구’를 기준으로 규제 대상을 정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특정 성분이 위험해서가 아니라 제품이 ‘체중 감량’이나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광고한다는 이유로 판매를 제한하는 것은 기업의 정당한 상업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냉정했다. 재판부는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CRN 측이 주장하는 헌법적 권리 침해의 가능성이 법 집행을 중단할 만큼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또한 “청소년의 거식증 등 섭식 장애 예방이라는 공익적 목적이 기업의 영업권보다 우선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의 이번 결정에 따라 뉴욕주 내 소매점과 온라인 쇼핑몰은 18세 미만 청소년에게 해당 제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된다. 판매 시에는 신분증을 통해 연령을 확인해야 하며, 온라인 배송 시에도 수령인의 연령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까다로운 규제가 적용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판결이 뉴욕을 넘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RN의 스티브 미스터 회장은 “이 법안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성인 소비자들의 정당한 제품 접근권까지 저해할 수 있다”며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연방 대법원 상고까지 검토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업계에서는 ‘다이어트’나 ‘대사 증진’ 같은 일반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제품들까지 규제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는 ‘모호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자칫하면 일반적인 단백질 파우더나 비타민 제품까지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어 시장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뉴욕주의 이번 사례는 다른 주들에게도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될 전망이다. 현재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등 다른 주에서도 유사한 규제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미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건강기능식품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영양학 전문가들은 “청소년기 무분별한 다이어트 보조제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과도한 규제가 오히려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암시장을 형성할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적 공방이 대법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건강기능식품의 ‘표현의 자유’와 ‘청소년 보호’ 사이의 줄타기는 당분간 미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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