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오천피 위해’ 24시간 외환시장에 외국인 투자규제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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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오천피 위해’ 24시간 외환시장에 외국인 투자규제 완화
지난해 역대 처음으로 4000선을 넘기며 주요 20개국(G20) 증시 중 상승률 1위를 차지한 코스피가 올해 ‘오천피’(코스피5000)를 위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 특히 정부는 24시간 외환시장 개방을 통해 국제화 시대에 걸맞은 외국인의 외환시장 접근성을 개선하는 한편 외국 개인 투자자들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

재정경제부가 9일 발표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우리나라 국내 외환시장이24시간 열린다. 외환시장 마감 시간이 2024년 7월부터 새벽 2시로 연장된 데 이어 2년 만에 추가 연장이다. 지금까지 제한돼 온 역외 외국인 간 원화 거래도 결제 시스템을 구축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한다. 현재 외환시장 거래 시간인 오전 9시∼다음 날 오전 2시에서 추가 연장하는 것이다.
사진=로이터연합 정부는 국제화 시대에 발맞춰 외국인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우리나라 투자자도 실시간 환전을 통해 미국 시장에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MSCI는 우리나라 외환시장 자유화 수준 항목을 미흡으로 평가하며 역외 외환시장 부재, 역내 시장 제약 등을 지적해왔다. 현재 미국, 유럽, 일본 등 대부분 선진국에서는 외환시장이 24시간 열려있다.

국내 은행의 원활한 거래 참여를 위해 외환시장 24시간 연장에 맞춰 업무 관행과 시장 규율 재정립을 유도할 계획이다. 외환 전문 인력이 부재한 시간대인 점을 고려해 전자거래(eFX)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자동 거래가 가능하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많이 쓰이는 매매기준율(MAR) 필요성에 관해서도 시장 영향 등을 검토해 개선할 예정이다.

역외 시장에는 원화 결제 시스템을 완비하는 방식으로 외환거래 편의를 높인다. 올해 9월 시범 운영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에 원화 계좌를 두고 이를 통해 원화를 직접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역외 원화 결제 기관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등록제로 운영하되, 초기에는 시장 참여도가 우수한 외국 기관투자자(RFI) 등을대상으로 우선 도입하고, 추후 단계적으로 참여 기관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 외환시장에는 71개 RFI가 등록돼 있다. 역외 원화 결제 기관을 통한 외국인 간 원화 거래·보유(예금)·조달이 자유롭게 가능하도록 외국환거래 법령상 규제도 완화한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기업이 미국 뉴욕에서 원화로 채권을 발행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외국 현지 계좌서도 한국 주식 거래 가능

정부는 또 외국 개인 투자자들이 자국 증권사 계좌를 통해우리나라의 주식·펀드를 언제 어디서든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 그동안 국내 시장 특유의 계좌·결제 절차가 외국 투자자의 진입 장벽으로 지적돼 왔는데,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외국인 투자 접근성을 높여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제도적 요건을 충족하겠다는 취지다.

외국인을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글로벌 동학개미로 끌어들이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외국인 통합계좌의 개설 주체 제한을 없앤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다수의 외국인 개인투자자가 개별적으로 한국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도 국내 주식을 일괄 매매·결제할 수 있는 해외 금융투자업자 명의의 계좌다. 현재 서학개미들이 미국 주식을 거래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기존에는 국내 금융투자업자의 대주주나 계열사만 해당 계좌를 개설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해외 중소형 증권사도 통합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된다. 해외 개인 투자자들도 현지 증권사 계좌를 통해 국내 주식을 보다 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해외 금융투자업자의 최종 투자자별 거래내역 사후보고도 월 1회에서 분기별 1회로 완화해 행정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복잡했던 결제 절차도 원샷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해외 자산운용사의 개별 펀드를 대표해 글로벌 수탁은행(GC)이 국내 결제 계좌를 통합 개설하고, 계좌 개설과 관련 서류 제출도 대신 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과거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펀드별로 계좌 개설과 서류 제출을 각각 처리해야 했던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거래·결제 인프라는 국제 기준에 맞춰 개선된다.

국내 계좌 개설 시 필요했던 외국 법인의 공증과 실명 확인 절차도 문턱을 낮춘다. 자금세탁 방지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비대면 실명 확인을 허용하고 국내 자금 계좌가 없는 외국 법인은 대리인을 통한 대면 실명확인이 가능하고 공증 요건도 완화된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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