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고등학생 재원(추영우)과 서윤(신시아)의 이야기를 다룬다. 재원은 어느 날 괴롭힘 당하던 친구를 돕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가해 학생들의 강요로 서윤에게 거짓 사랑 고백을 하게 된다.
재원과 서윤은 서로 인사조차 나눈 적 없던 사이였지만 서윤은 재원의 고백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두 사람은 오락실, 노래방 등 일상 속 소소한 데이트를 즐기며 연애의 감정을 키워나간다.
하지만 서윤은 과거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다. 하루 동안 겪은 일들이 자고 나면 모두 사라지고 기억은 사고 이전 시점으로 돌아간다.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했던 재원은 어느 날 버스에서 잠들었다 깨어난 서윤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면서 그녀의 비밀을 알게 된다. 그리고 서윤의 아픔을 뛰어 넘는 둘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화는 매일 기억을 잃는 서윤과 새로운 사랑의 기억을 채워가는 재원의 이야기를 담았다. 인상적인 설정은 서윤이 앓고 있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이었다. 영화는 이를 통해 기억은 단순한 정보 저장이 아니라 정체성과 인간관계 등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억을 잃는다는 건 큰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특히 퇴행성 기억 장애인 ‘치매’가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이라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치매 예방을 비롯한 뇌 건강 관리는 전 생애에 걸쳐 관리해야 할 중요 과제다.
기억력과 인지 기능을 지키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단이 기본이다. 특히 운동은 뇌 혈류를 개선하고 신경세포 간 연결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독서나 글쓰기처럼 뇌를 꾸준히 사용하는 활동과 사회적 교류 역시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한의학에서는 여러 한약을 통해 뇌 기능 보호와 인지 능력 개선에 도움을 준다. 그중 대표적인 처방이 공진단이다. 공진단은 사향, 녹용, 당귀 등의 한약재로 구성돼 있으며, 예로부터 원기를 보강하고 신체 전반을 회복하는 데 사용돼 왔다.
자생한방병원이 SCI(E)급 국제학술지 ‘영양소(Nutrient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공진단은 장수 유전자로 알려진 시르투인1(SIRT1)의 발현을 증가시켜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손상된 신경 회복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지 기능 저하 및 퇴행성 뇌 질환 예방 가능성을 보여준다.
육공단 역시 뇌 기능 강화에 도움을 준다. 육공단은 공진단에 육미지황탕을 더한 처방으로 신경 재생 능력과 인지 기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자생한방병원과 미국 UC어바인대학교가 공동 진행한 연구에서는 뇌 허혈을 유도한 실험용 쥐에게 육공단을 투여한 뒤 수중 미로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육공단 투여군의 평균 통과 시간은 10.9초로 허혈 유발군(20.8초)에 비해 크게 단축돼 정상 쥐(10.4초)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신경세포 재생에 중요한 EGR1 단백질 발현도 증가했다.
영화 속 서윤처럼 하루의 기억이 사라지는 상황은 극적인 연출이지만 기억을 지키는 일의 중요성은 영화가 아닌 현실이다. 일상 속 작은 실천과 노력이 뇌 건강을 지키는 첫 걸음임을 명심하자.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