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 골절은 낙상으로 인한 손상 가운데 고령층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합병증 위험과 사망률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고관절 골절은 큰 사고가 아니더라도 앉거나 누워 있다가 일어서는 과정, 혹은 보행 중 옆으로 비스듬히 넘어지는 상황에서도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 국가손상정보포털의 ‘2024 응급실 손상 통계’에 따르면, 전체 응급실 내원 환자 가운데 40%가 추락·낙상으로 병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근력이 약한 6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유기형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사진)는 8일 “낙상 충격이 크지 않아 외상이 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지만 고관절은 척추와 하지를 연결하는 핵심 관절로 골절이 발생하면 자세를 바꾸는 것조차 쉽지 않다”며 “대부분의 환자가 장시간 움직이지 못한 채 누워 있게 되면서 욕창, 폐렴, 요로 감염 등 각종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고관절 골절 환자의 약 30%가 2년 이내 사망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고 덧붙였다. 낙상 사고는 주로 일상 공간에서 발생했다. 같은 통계에 따르면 낙상으로 인한 손상 환자의 발생 장소는 거실, 화장실, 계단 등 집 안이 43.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고령층에서 골절 위험이 커지는 배경에는 골밀도 감소가 있다. 유 교수는 “30대 초반 최대 골량이 형성된 이후에는 지속적인 골 소실이 진행된다”며 “특히 여성은 폐경 이후 골밀도가 급격히 감소해 작은 충격에도 골절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와 함께 식습관 관리, 근력 유지 등 뼈 건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료의 핵심은 가능한 한 빠르게 환자를 이전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이다. 의료사고 관리가 엄격한 미국에서도 고관절 골절 환자는 24~48시간 이내 수술을 권고하고 있다. 실제 수술 시기가 빠를수록 합병증과 사망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 교수는 “고령 환자의 전신마취 수술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수술을 지연할수록 오히려 위험이 커진다”며 “조기 수술을 통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기형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인공관절치환술을 하고 있다. 경희대병원 제공 치료 방법은 골절 범위와 상태에 따라 내고정술 또는 인공관절술이 시행된다. 과거에는 인공관절에 대한 합병증 우려와 심리적 부담으로 수술을 미루는 사례도 적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수술 기법과 생체재료 기술 발전으로 안정성이 크게 향상됐다. 내구성이 강화된 인공관절이 적용되면서 탈구나 감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 재수술 없이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한편 작은 실천만으로도 고관절 골절을 예방할 수 있다. 집에서는 걸려서 넘어질 수 있는 문턱을 없애고 화장실이나 욕조 바닥에 미끄럼 방지 타일이나 패드 설치를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