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을 한층 강화하는 '포용적 금융 대전환'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청년과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다양한 저금리 대출 상품을 신설하고, 은행권은 새희망홀씨 대출과 같은 서민 맞춤형 대출 상품을 늘려 어려움에 처한 이들의 재기를 적극적으로 돕는다.
5대 금융지주는 향후 5년 동안 총 70조원을 투입해 포용적 금융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은행권의 포용금융 실적을 평가해 서민금융 출연금을 차등 적용하는 체계를 마련하며 포용금융 확대 유도에 나선다.
청년 저리대출·취약계층 대출 등 서민대출 대폭 확대
금융위원회는 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포용적 금융 대전환' 1차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금융위 관계자와 5대 금융지주, 포용금융 전문가들이 참석해 향후 정부와 민간이 함께 추진할 포용금융 방향을 논의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새 정부 출범 후 새도약기금과 신용사면 등을 통해 민생위기 극복의 초석이 마련됐다"며 "이제는 금융 소외자와 장기 연체자, 고강도 추심 문제 등에 대한 보다 근본적 해결을 위해 포용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추진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민간과 함께 서민자금 공급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올해 중 다양한 정책서민금융 상품을 신설해 금융 소외계층을 지원한다. 우선 고졸자와 미취업자 등 일부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미소금융 청년상품이 도입된다. 사회 진입을 위한 자금이 필요한 미취업 청년이 대상이며 학원비와 창업 준비금 등 사회 진입 준비 자금을 연 4.5% 이자로 최대 500만원까지 대출해준다.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생계자금 대출도 신설한다. 연소득 3500만원 이하 또는 개인신용평점 하위 20% 이하의 사회적 배려 대상자 및 불법사금융예방대출 완제자 등이 대상이다. 이들은 연 4.5%로 최대 5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신용회복위원회가 공급하는 채무조정 성실 상환자 대출 규모는 기존 연간 1200억원에서 올해부터 연간 4200억원으로 대폭 확대한다. 채무조정 성실 상환자가 대상이며 연 3~4% 금리로 최대 1500만원 대출이 지원된다. 이밖에 불법사금융예방대출 실질 금리부담을 현재 15.9%에서 향후 6.3%로 완화하고, 사회적배려대상자는 5%로 추가 인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은행 포용금융 실적 평가해 서금원 출연요율 차등화은행권은 대표적인 서민 맞춤형 대출 상품인 새희망홀씨 대출 공급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지원 대상 요건과 대출한도 개편을 검토한다. 새희망홀씨 대출은 연소득 4000만원 이하이거나 개인신용평점 하위 20%이면서,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인 사람을 대상으로 연간 최대 3500만원까지 연 10.5% 이하로 대출이 가능한 상품이다. 은행권은 지난해 기준 4조원 수준인 새희망홀씨 대출 규모를 2028년 6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도 신규 취급액 기준 목표 비중은 올해 30%에서 2028년 35%까지 높인다.
취약계층의 채무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청산형 채무조정 지원 대상도 확대한다. 종전에는 채무원금이 1500만원 이하인 이들이 대상이었는데 기준을 5000만원으로 늘려 상환능력이 부족한 취약계층의 채무부담을 대폭 경감하기로 했다.
은행의 포용금융 실적을 평가해 서민금융 출연요율을 차등화하는 구조도 마련한다. 송병관 금융위 서민금융과장은 전날 사전 브리핑에서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포용금융을 열심히 하면 서민금융 출연금을 깎아주고, 못 하면 페널티를 적용하는 체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추심에 대한 서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입채권추심업 제도도 개선한다. 기존에는 일정 요건을 갖춘 금융회사나 대부업체가 당국에 등록만 하면 채권추심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허가제로 변경된다. 허가 요건도 강화해 영세한 대부업체가 난립해 과도한 채권추심에 나서는 것을 방지할 계획이다. 또한 매입채권추심업자의 양수 채권을 전부 신용정보원에 등록하도록 명령(6개월 내)하고, 미이행 시 제재를 부과한다.
송 과장은 "매입추심회사는 아무나 진입할 수 있다 보니 관리가 잘 안된다"며 "등록제를 허가제로 전환해 부적격 업체들을 퇴출하려고 한다" 설명했다.
5대금융지주 총 70조원 투입해 포용금융 지원정부 정책에 부응해 5대 금융지주는 향후 5년 동안 총 70조원을 포용금융에 투입하기로 했다. KB금융은 5년간 총 17조원 규모의 포용금융을 지원한다. 제2금융권 및 대부업권 대출의 KB국민은행 대환을 지원하고, 저신용으로 고금리 대출을 이용 중인 개인에 대한 금리인하를 통해 금융부담을 완화한다.
15조원을 지원하는 신한금융은 저축은행 고객의 은행 저리 대출로의 전환 지원(브링업), 고금리 대출 이용 저신용 개인 고객의 금리 대폭 인하(헬프업), 소상공인의 이자 일부를 환급해 원금 상환 지원(선순환) 등 3대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포용금융을 실천한다.
하나금융도 총 16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1.9%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지원하는 청년 새희망홀씨를 출시한 바 있으며, 향후에도 서울형 개인사업자대출 갈아타기, 햇살론 이자 캐시백 등 포용금융 신사업을 추진한다.
우리금융은 5년간 총 7조원 규모의 포용금융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신용대출 금리 7% 상한제 도입, 금융소외계층 긴급 생활비 대출 출시(1000억원), 제2금융권에서 은행 갈아타기 대출 출시(2000억원), 연체 6년 초과·1000만원 이하 대출 추심 중단 등을 포함한 포용금융 추가 강화방안을 내놨다.
농협금융도 15조원 규모의 포용금융을 공급한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확대, 서민금융·취약계층 금융지원 강화, 농업인 금리우대 등이 주요 내용이다.
금융위는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지속해서 개최해서 논의되는 과제를 적극적으로 이행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포용적 금융을 위한 과제들은 다양한 전문가, 수요자 등이 참석하는 태스크포스 회의를 구성해 세부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마련된 개선방안은 매월 개최되는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통해 발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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