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블랙리스트’ 의혹, 손놓은 노동부…관리감독 기관의 방치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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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블랙리스트’ 의혹, 손놓은 노동부…관리감독 기관의 방치였나?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 모습. 2025.12.29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쿠팡의 ‘블랙리스트’ 의혹을 둘러싼 논란의 초점이 기업을 넘어 관리·감독기관으로 옮겨가고 있다. 취업 방해는 근로기준법상 형사처벌 대상임에도, 고용노동부는 수년간 관련 사건을 사실상 방치해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경향신문 보도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종합하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쿠팡의 블랙리스트(근로기준법 제40조 ‘취업 방해 금지’) 의혹으로 접수된 사건은 총 19건이다. 이 가운데 현재 수사 중인 2건을 제외한 17건은 모두 종결 처리됐다.

문제는 처리 방식이다. 종결 사유는 ‘위반 없음’, ‘진정인 2회 불출석’, ‘기타’ 등이다. 2023년 7월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동탄센터 관련 신고는 접수 8일 만에 ‘진정인 불출석’을 이유로 종결됐다. 이 과정에서 노동부는 단 한 차례도 압수수색이나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지 않았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 현수막. 2025.12.29 연합뉴스
근로기준법 40조는 “누구든지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비밀 기호 또는 명부를 작성·사용하거나 통신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위반 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노동부는 다수 사건을 ‘인사권 범위’로 해석해 행정종결했다.

법조계에서는 노동부의 소극적 태도를 문제 삼는다. 수사나 조사 없이 시간을 끌면, 기록은 은폐축소 될수 있기 때문이다.

블랙리스트 의혹 제보자는 “노동부가 초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사안은 이미 정리됐을 것”이라며 “노조 탄압과 블랙리스트의 문제성이 법원 판결에서도 언급됐는데, 아직도 노동부 판단이 없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욱이 지난해 더본코리아의 직원 블랙리스트 의혹에는 노동부가 근로감독을 실시한 바 있다. 형평성 논란도 불가피한 지점이다. 결과적으로 고용노동부의 ‘소극 행정’의 책임을 따지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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