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결정 주체는 주민·덴마크 뿐” 견제 나선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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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결정 주체는 주민·덴마크 뿐” 견제 나선 유럽
英·佛·獨 등 7개국, 연대 성명 백악관 “그린란드 획득, 안보우선 과제” 루비오 “매입 목표” 군사작전설은 부인 트럼프 1기부터 “직접 통제” 영토 야욕 유럽, 美 보복 우려에 강경 대응 신중론 英·佛, 휴전 후 우크라에 軍 파병 약속도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향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영토 야욕에 유럽이 공식 견제에 나섰다. 군사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에 성공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인사들은 잇따라 그린란드 영토 문제를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통신의 질의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획득이 미국의 국가안보 우선 과제이며, 북극 지역에서 우리의 적들을 억제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미군을 활용하는 것은 언제나 최고사령관의 선택지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똘똘 뭉친 ‘의지의 연합’ 정상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부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의지의 연합’ 정상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이날 세 정상은 휴전 후 우크라이나의 방어, 재건 및 전략적 연대를 위해 현지에 다국적군을 배치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파리=AP연합뉴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는 그린란드 매입”이라고 밝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루비오 장관이 전날 미 의회 지도부를 대상으로 한 비공개 브리핑에서 “당장 그린란드 침공이 임박한 것은 아니다”면서 “‘군사적 옵션 검토설’은 덴마크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 차원”이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 담당 부비서실장도 전날 CNN방송 인터뷰에서 “그린란드의 미래를 두고 미국과 군사적으로 싸우려는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의 북극권 진출을 견제하고,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매장된 핵심 광물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하려면 미국이 그린란드를 직접 통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행정부 때부터 그린란드 매입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EPA연합뉴스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 덴마크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그린란드와 덴마크에 연대를 표명했다. 이들은 “그린란드는 그린란드 주민들의 것으로, 덴마크와 그린란드 관련 사안을 결정하는 주체는 오직 덴마크와 그린란드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북극권에서의 안보는 미국을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들의 집단 협력을 통해 달성돼야 한다며 미국의 협력을 촉구했다. “나토는 북극권의 안전과 적대세력 억제를 위해 주둔군, 활동,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덴마크와 이웃한 북유럽 국가들도 이날 오후 외무장관 명의의 연대 성명을 내고 덴마크와 그린란드에 힘을 실었다.

유럽은 나토의 일원인 미국이 역시 나토 동맹인 그린란드를 무력 점령을 하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그린란드가 베네수엘라와 비슷한 처지에 놓이는 상황을 배제하지 않으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미 폴리티코는 “유럽이 강경 대응은 못 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협상이 진행 중인 데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불씨가 남아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를 경우 보복을 부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영국과 프랑스, 우크라이나 정상은 이날 휴전 후 우크라이나에 영국·프랑스 주도의 다국적군을 배치한다는 의향서에 서명했다. 이에 따르면 다국적군은 우크라이나의 방어, 재건 및 전략적 연대를 지원한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휴전 이후 우크라이나 전역에 군사 거점을 설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수천 명 규모의 병력을 파견할 수 있다”며 “미국이 특히 전선 감시 측면에서 참여 의사를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임성균 기자 im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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