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세종(대표변호사 오종한)이 6일 개최한 '노란봉투법 시행령 및 지침 해설 세미나'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세미나는 사용자와 노동쟁의 개념을 확대한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을 불과 2개월 앞둔 시점에서 앞서 입법예고된 노동조합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과 최근 고용노동부가 마련해 행정예고한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지침안의 내용을 소개하고 기업들의 실무적 대응 전략을 고찰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의 해석지침 발표 이후 처음 열린 이날 세미나에는 여러 기업의 법무팀 관계자들을 비롯한 700여명의 재계·법조계·노동계 관계자들의 참석 신청이 몰려 대폭 바뀐 노사관계 제도에 대한 관련 업계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된 이번 하이브리드 세미나의 오프라인 참석 신청은 접수 첫날 조기 마감됐다.

이날 세미나는 고용노동부 차관을 지낸 김민석 법무법인 세종 고문(37회 행정고시)의 사회로 ▲실질적 지배력 판단 기준 ▲하청 노조와 교섭절차 ▲교섭의제 및 쟁의행위 대상을 각각의 주제로 모두 3개의 세션으로 나눠 진행됐다.
김 고문은 "기업들이 가장 크게 걱정하는 건 불확실성일 것"이라며 "올해의 경우 경기 불안, 환율 급등뿐만 아니라 3월 10일부터 시행되는 노란봉투법으로 인해 기업 경영은 물론 인사·노무 전반에 있어 불확실성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특히 법무실이나 현장에서 일하는 여러분께서는 이러한 어려움에 대해 누구보다 걱정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런 걱정과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기 위해 저희 노동그룹에서 오늘 세미나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세션의 강연자로 나선 서울고등법원 노동 전담부 판사 출신 조찬영 파트너 변호사(사법연수원 29기)는 '실질적 지배력 판단 기준'이라는 주제로 개정 노동조합법 2조 2항의 '사용자성'을 판단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법 시행 이후 현장에서 문제될 수 있는 실무적인 쟁점들을 분석했다.
조 변호사는 "택배사, 조선사, 제철사 3개 판례 이후 서울행정법원에서 백화점·면세점 판결이 나왔는데, 이 제도를 고안한 중앙노동위원회보다 훨씬 혁신적인 판결이 나왔다"며 "실질적 지배력 이슈는 그동안 인정되지 않았던 노동자의 근로3권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판사들의 관심이 큰 이슈이고, 인정하더라도 원청에 크게 부담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정법 시행 이후에는 단체교섭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는 판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조 변호사는 "정부가 발표한 지침을 보면 사용자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근로조건의 지배·결정에 대한 '구조적 통제'를 제시했는데, 전형적인 사내제조하도급의 경우 이 기준에 따라 판단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근무 장소, 도급계약서, 작업방식 시스템 등이 핵심적인 판단 징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서비스업 등 그 밖의 산업분야에서는 원하청 관계 전반에 걸친 지배력보다는 각각의 '교섭 의제별'로 실질적 지배력 유무 판단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하청의 노무제공을 통한 원청의 이익향유를 전제로 판례가 제시한 '원청은 (해결이) 가능하고 하청은 안 되는 것', 즉 '원청의 해소(처분) 가능성'이 원청의 사용자성을 폭넓게 인정하는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김종수 파트너 변호사(37기)가 '하청 노조와 교섭절차'를 주제로 개정법 시행 이후 달라질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와 교섭 단위 결정 절차에 대해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는 출전 선수를 정하는 교섭요구노조 확정 절차와 교섭대표노조 확정 절차의 두 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며 "사측은 개별교섭이 가능하지만, 이는 사용자 편의를 위한 제도인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 노조만 선별해서 진행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개정법과 시행령이 시행되면 이런 절차에 하청노조가 들어오게 된다"며 "원청의 A, B, C 노조 외에 하청 노조가 선수로 들어오는 것"이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서 모든 의제에 대해 교섭의무가 있는 원청노조와 달리 하청노조에 대해서는 '의제별'로 교섭의무가 발생하는데, 현행 시행규칙에는 교섭요구 시 의제를 적지 않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하청노조가 의제 없이 교섭 요구를 하는 경우 하청노조에 교섭 의제를 확정해 회신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은 교섭요구사실 공고가 자신이 제출한 내용과 다르게 공고되거나 공고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될 때 사용자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후 노동위원회에 시정 요청을 할 수 있다"며 "시행령이 개정돼 노동위원회의 판단 기간이 기존 10일에서 최장 20일로 늘어났지만 실제 20일 이내에 노동위원회가 판단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 변호사는 "공동교섭대표단은 각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를 기준으로 결정되는데, 하청 노조 사이에는 공동교섭대표단이 구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가령 원청노조가 1개 있고 하청노조가 3개가 있는데 3개의 하청노조가 연합해서 과반수 노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런데 의제별로 원청의 교섭의무가 상이할 때 창구 단일화가 가능할지, 한다면 의제를 무시하고 단일화를 진행할 수 있을지, 또 전체 모든 이슈에 대해 교섭하는 원청노조와 일부 의제에 대해 교섭하는 하청노조를 동일하게 취급할지 등 이슈가 생긴다"며 "하청노조 입장에서는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해서 인정받아서 교섭하는 게 제일 심플하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결국 종래 예외적으로 판례가 인정해줬던 교섭단위 분리가 원칙이 돼버렸다"며 "하청노조가 들어오면 분리를 인정하기 전에 먼저 교섭의무가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체교섭인락 가처분도 가능하겠지만, 실질적 지배력을 다투려면 지방노동위원회 기준 20~30일 안에 판단이 끝난다"며 "현황을 파악하기도 어려운 시간인데, 노동위원회만 불가능한 일정이 아니라 기업에도 불가능한 일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골든타임은 3월 말~4월초"라며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힘들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지막 세 번째 세션에서는 현대자동차 사내변호사 출신 양주열 파트너 변호사(변호사시험 1회)가 '교섭의제 및 쟁의행위 대상'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양 변호사는 "노동쟁의의 범위는 교섭의무가 발생하는 의제의 범위와 노동쟁의의 정당성(효력) 부분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점검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개정 노조법 2조 5호에서는 쟁의대상 3개가 추가됐다"며 "임의적 교섭사항이었던 것들이 의무적 교섭사항으로 바뀌었는데, 노동쟁의 대상이 확대됐다는 건 교섭대상, 교섭의제가 확대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어떤 변화가 있겠느냐 생각할 수 있지만, 노조법 2조2항 사용자성 개정과 결부되면서 사실상 무제한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며 "사실상 원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용자의 모든 행위가 교섭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사용자의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이 추가됐는데, 단체협약을 위반했다는 건 이익분쟁을 넘어 권리분쟁으로 간 것인데 그것까지 교섭의제로 올리고, 쟁의행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게 정당한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며 "고용노동부 해석지침으로 해소가 되느냐가 문제"라고 우려를 표했다.

확대된 단체교섭 의제와 관련해 양 변호사는 "합병, 분할, 양도, 매각 등 자체는 단체교섭 대상 아니다. 이는 사업경영상의 결정 그 자체"라며 "다만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의 정리해고,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 고용승계 등은 단체교섭 대상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노조 입장에서는 최대한 폭넓게 교섭의제를 주장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 노동쟁의에 유리하기 때문"이라며 "과거 타협을 목적으로 주장하던 교섭 안건들이 실제 교섭의 목표가 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개별 근로자의 권리분쟁 사항도 그것이 집단적 의제라면 단체교섭 안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계약관계를 맺은 계약사용자 외에도 계약외사용자인 원청을 상대로도 폭넓은 교섭요구를 한 이후에 쟁의행위에 돌입할 가능성 크다"며 "동일한 상급단체를 두고 있는 경우 원청노조와 하청노조가 공통된 의제에 대해 함께 움직일 가능성, 노조간 연대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강연 말미 양 변호사는 "제 마지막 의견은 현재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지침만으로 개정 노동법에 대한 구체적인 해석 기준이 마련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 노동쟁의 규정 외에 사용자성에 관한 법 2조 2호나 다른 것도 마찬가지"라며 "향후 각 쟁점에 대해서는 결국 법원에서 구체적인 분쟁 사안에 대한 해석이 나올 때 최종적인 해석이 이뤄지고, 정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는 사용자나 노조 등 각 이해당사자의 입장에 따라 고용노동부 지침도 여러 해석이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결국 혼란이 지속될 것"이라며 "각 기업들도 뭔가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기보다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신중한 의사결정이 상대적으로 중요해 질 것 같다"고 강조했다.
강연이 끝난 뒤에는 발표자들이 사전에 접수된 질문에 답하는 Q&A 시간도 진행됐다.
지난해 6월 '노란봉투법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법무법인 세종은 노란봉투법 국회 본회의 통과 직전인 같은 해 8월 6일 '노란봉투법 대응 방안' 세미나를 개최하고, 국회 통과 직후 '노란봉투법 50문 50답'을 발간해 배포하는 등 노란봉투법 이슈를 선점해왔다.
최석진 로앤비즈 스페셜리스트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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